오늘 29일 개봉하는 영화 '남남북녀'(제작 아시아라인)는 북한 여자와 남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내는 영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등장하고 북한 시내의 모습이 재현되는 등  영화에서 보이는 북한은 예전 영화들에서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듯하다.

    하지만 무거운 남북 문제는 소재일 뿐 그저 한바탕 웃어보자는 것이 제작  의도인 것같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저 가벼운 웃음을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한 사람들은 우스꽝스런 행동만 일삼고 가이드인 옌볜 청년은 돈만 밝히는 속물로 묘사되는 등 남한 사람들의 편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남한 젊은이들을 만난 북한 학생은 북한에서는 귀한 물건인 듯 일본산 코카콜라를 꺼내놓으며 잘난 척을 해대고 나이트클럽을 찾은 북한 여성 '영희'는 싸이의  노래 '챔피언'에 맞춰 매스게임 스타일의 춤을 추다가 눈총을 받는다.

    공부를 '멀리'하고 여자애들에게 '작업' 걸기에만 '집중'하는 대학생 철수(조인성)는 남한 정보 책임자의 아들. 졸업을 앞두고 학점 부족으로 곤란을 겪던 그는 부족한 학점을 보충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중국 옌볜의 남북학생 고분발굴단에  참가한다.

    옌볜에 도착은 했지만 철수가 고분 따위에 관심이 있을 리 없는  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작업 대상'을 물색하던 그는 북한 출신 퀸카 영희(김사랑)를 발견한다. 발굴단 북측 학생 대표인 영희는 북한 고위 간부의 딸이다.

    영희에 대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철수. 하지만 무술 솜씨까지 수준급인 영희는 쉽게 넘어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발굴현장에 있던 두 사람은 고분이 무너지면서 갇히게 되고 티격태격하던 새 점점 사랑이 싹트게 되는데….

    전작 '몽정기'로 흥행에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는 정초신 감독의 연출력은 이번 영화에서는 빛을 보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생뚱맞은 이야기 전개와  억지스러운 설정에 간혹 등장하는 웃음 포인트마저 묻혀버리고 있다.

    '마들렌'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조인성이나 두 번째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김사랑의 연기도 어색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편.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0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