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최근 내년부터 통·이장의 수당을 100% 올린다는 지침을 전국 일선 지자체에 전달, 가뜩이나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일선 지자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선심성 정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진주시 등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행자부는 최근 시·군에 시달한‘예산편성기본지침’을 통해 통·이장의 수당이 97년도 인상후 6년간 동결되어 있다며 사기진작과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해 통·이장들의 기본수당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100% 인상하고 회의참석수당을 월 2회 2만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진주시 등 일선 시·군에서는 행자부가 국고의 지원 한푼없이 시·군비로 통·이장의 수당을 100% 인상해 지급토록 한 것은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진주시의 경우 총 797명의 통·이장들에게 연간 13억7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26억1400만원의 수당이 지급될 것으로 보여 그만큼 재정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정상태가 열악한 의령과 함양, 산청 등 군단위 지역에서는 인상된 수당을 내년 예산에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심하고 있다.
이 같은 반발이 확산되자 경남도시장군수협의회(회장 송은복 김해시장)는 내달 중순 열릴 예정인 정기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 폭넓은 논의를 거친 뒤 적어도 인상분 중 50%를 국고에서 지원해 줄 것을 행자부에 건의키로 했다.

이에 대해 도내 관계자들은 “통·이장의 수당을 인상함으로써 선심은 행자부가 쓰고 재정부담은 일선 시·군이 안아야 하는 것은 몹시 불합리하다는 시·군들의 지적들이 쏟아져 시장군수협의회 공식안건으로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진주시 관계자도 “통·이장에 대한 수당을 현실화해 사기를 진작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인상폭이 너무 높은 데다 국고지원 없이 전액 시·군비로 지출하는 것은 현재의 지방재정상태에서는 너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내 20개 시·군의 통·이장은 모두 7434명으로 현재 연간 지급액 121억9200만원에서 내년부터는 최소 243억84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경남일보에서 퍼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