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장지연 묘소 참배 중단' 요구

올해 '시일야방송대곡' 100주년을 맞아 장지연 친일시비에서 묘소 참배 중단으로 비화되면서 시민단체, 학계, 신문사 등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구한말 국권이 일제에 강탈당하자 당시 민족적 분노를 표현한 명 사설 '시일야방송대곡'의 필자이자 매천황현의 '절명시'를 신문에 실어 항일언론의 사표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 위암 장지연.

또한 경남지역의 후배 기자들은 매년 4월7일, 신문의 날을 맞이하여 마산현동에 위치한 장지연선생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추모사가 실려 있는 1909년 11월 5일자 경남일보.

장지연, '친일' 검증필요

최근 민족문제연구소는 위암이 주필로 있었던 경남일보 1911년 11월 2일자 1면에는 2개의 일장기 그림 아래 일본 황제의 생일인 천장절을 축하하는 한시가 실렸다며 그 영인본을 제시했다.

이 신문에 실린 한시는 일본 천황을 '혁혁한 태양'으로 묘사했으며 "천황의 덕과 은혜가 온 백성에 미쳐 빛나는 위엄으로 동양의 기초를 세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위암이 한시를 직접 지었다는 증거는 없으나 당시 주필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위암의 판단 아래 실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장지연이 경남일보 폐간 뒤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실었던 기고를 두고 부분적으로 친일 행적 논란이 있었지만 이처럼 장기적으로 명백한 친일 행적을 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경남민주언론운동연합은 "경남지역 일부신문 기자회에서 장지연선생 묘소 참배를 두고 경남민언련에서는 친일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당분간 참배를 유보해 달라고 공식 요청을 한바 있다"며 "언론재단에도 매년 실시하는 장지연상 시상 역시 같은 뜻으로 유보 요청을 한바 있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장지연이 친일한 부분에 대해 경난민언련은 "장지연선생은 더 이상 조선의 자주독립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며 "한일합방 이전에 조선의 외교권이 일본에 침탈당한 것에 울분을 토한 선생이 어찌하여 합방이후에 친일논조로 돌변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한 "작은 친일도 친일에 분명히 속한다. 국민적 존경대상이 되는 인물은 민족과 국가에 관한한 한점의 의혹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일제에 부역한 언론인이고 한일합방이후에 항일언론인에서 친일로 돌아선 기회주의자 적인 행동을 보인 것이다"고 못을 박았다.

▲ 경남일보는 1911년 11월 2일자에 일장기가 걸린 제호와 천장절 축하 기념 한시를 함께 실었다.

장지연 기념사업회, '사실 아니다'

'친일'시비로 등장한 장지연을 놓고 장지연기념사업회와 유족들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