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거제환경연합이 거제석유저장 시설 중 1차 비축기지를 폐쇄, 3차 옥외저장시설 사용을 금지, 동굴지질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거제에서 처음으로 민간단체·주민이 선정한 환경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낸 객관적인 자료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최종보고서에서 1차 비축기지는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시설도 갖추지 않고, 맨 땅에다 원유를 저장해 지하수맥을 따라 기름성분이 계속 확산되어 지하수를 오염시켰다. 또한 3차 기지는 지질이 불안전한 지대에 건설하면서 정확한 지질조사조차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에 거제환경연합은 최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1차기지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에 석유공사 거제지사 관리운영팀 한 관계자가 사견을 전제하고 1차와 3차 기지에 대해 주민들이 공감할만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며 국책사업인 석유비축사업은 중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1차기지를 폐쇄할 수 없는 일이다며 최종보고서에 나온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수립중이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석유공사측은 1차 기지를 폐쇄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나섰다.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1차기지 20년, 주민운동 최장 8년

한국석유공사 거제지사 설립과 1차기지 지하저장고 설치가 만20년째 접어들고 있다. 또한 일운면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97년부터 2차기지 반대와 3차 옥외시설 반대운동을 약8년간 벌이고 있다. 거제지역 주민운동 역사상 최장기간 동안 끌어온 사건이다. 

주민들은 약 8년 동안 목숨을 건 투쟁과 간부 등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이어지는 고통을 당했다. 더 이상 거제시나 석유공사측은 일운면이라는 지역을 떠나 거제시민의 생존권과 환경을 생각해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석유공사측은 최종보고서에 따라 1차기지를 폐쇄하거나 그 이상의 충분한 해결책을 내 놓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최장의 주민운동으로 역사교과서에 나올지 모를 일이다. 그 내용은 환경과 국가이익을 포장된 논리로 수많은 주민들이 고통당했던 사례로 채워질 수도 있다.

이제 주민·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정당한 요구를 심사숙고해 모든 거제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석유공사에서 결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