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치소에 수감중인 고모씨가 10개월동안 모은 작업 상여금을 지난 5월 아주동모녀교통사고 성금모금으로 내 놓은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주 거제시청 사회복지과로 고씨의 편지가 도착했다. 고씨는 구치소를 통해 보낸 30만원의 기부금이 사고 난 어린이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너무나 궁금해 확인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고씨는 편지를 통해 "지난 5월 신문을 읽다가 거제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어머니가 사망하고 학생 또한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저도 어렵지만 같은 부모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보태고 싶어 10개월동안 모은 작업 상여금 30만원을 구치소를 통해 보냈다"고 했다.

고씨는 "삼십만원이란 금액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없는 사람에게는 큰 돈"이라며 "재소자들이 이곳에서 한달 일하고 받는 급여가 2만원에서 3만원으로 30만원을 모으려면 10개월을 일해야 한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31일 이곳 구치소에서 거제시 사회복지과로 보냈다고 하는데 그 돈을 피해어린이에게 잘 유용하게 쓰도록 도왔다는 취지나 아무런 답장을 못 받았다"며 "선행한 것을 답변을 듣고자 편지를 보낸 것이 아니라 혹시 구치소에서 돈을 안보낸 것인지, 어려운 그 어린이에게 잘 도착했는지 몹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편지를 보낸 사유를 밝혔다.

고씨는 "저는 거제시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으로 사업실패로 이 곳에 있지만 5개월 후에는 출소한다.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그 어린이의 안타까운 사정을 외면하지 못해 조금이나마 돕고 싶었다"며 "이 편지를 받으시면 확인해서 편지 부탁한다"고 전했다.

거제시로부터 이 편지를 전달받은 사회복지법인 거제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전기풍)는 후원 접수 확인 내역과 함께 감사의 편지를 고씨에게 발송했다.

전기풍 회장은 "구치소에서 10개월동안 하루종일 작업해서 모은 돈을 보내기 쉽지 않았을텐데 고귀한 기부를 해 준 고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전국에서 고씨와 같은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줘 사고난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주동모녀교통사고는 한모(9.여) 어린이가 지난 5월 7일 등굣길에 어머니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어머니를 잃고 다리를 절단한 사고다. 안타까운 사고가 전국으로 알려지며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었다.

▲ 서울 구치소에 수감중인 고씨가 거제시청으로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