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거주하는 최고령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6) 할머니가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기부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은 4일 오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할머니로부터 기부금 2000만원을 전달 받았다.

이날 김 할머니가 전달한 기부금은 그동안 아껴 모아둔 전재산이라고 시민모임은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그동안 한 맺힌 삶을 살아왔다"면서 "다시는 나 같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돈을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에도 김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 등을 절약해 모은 돈 2000만원을 통영여자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바 있다.

시민모임은 김 할머니의 기부금을 시작으로 가칭 '경남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올바르게 알려 이 같은 반인륜적 법죄가 미래세대에게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역사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자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인 인권회복과 역사정의회복을 위한 역사적 책무를 수행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은 전임 김두관 도지사 때 협의된 후 지난해 연말 도에서 자료수집 사업비 1500만원이 반영돼 추진되고 있다고 시민모임은 밝혔다.

위안부 역사관은 창원시민모임과 협의해 창원이나 통영에 건립할 예정이다.

통영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937년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일본군의 말에 속아 통영 강구안 배를 타고 부산을 거쳐 필리핀과 중국과 필리핀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 직전 일본 군함을 타고 일본에 도착, 다시 부산을 거쳐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1994년 정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 때 신고했다.

이후 '위안부 피해자 인권캠프'와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 국제사면위원회 인터뷰 등 위안부 피해자 진상 규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남교육청의 제안으로 김 할머니의 증언과 일대기를 담은 '나를 잊지 마세요'를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