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거제시의회(의장 이영신)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소속 의원과 공무원 11명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지로 해외시찰차 떠났다.  이들은 8박9일 일정으로 관광시설 견학, 관광특구 운영실태 등을 시찰하고 오는 9월 3일 귀국한다.

적조발생에 울상 짓는 시의원들
옛말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거제시 의원들이 해외시찰 가는 날, 26일 저구를 비롯한 남부 및 동부수역의 띠상 적조는 내만해역에 고밀도로 분포되어 심각성을 주고 있었다. 급기야 29일 국립수산과학원은 지심도를 중심으로 적조주의보 발령에다 동해안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지역내 언론사들은 '거제시의원들 적조발생에 외유 말썽' 등 시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해외시찰에 나선 산건위 소속 의원들에 대해 시민들은 "직접 적조문제를 챙겨야 할 당사자들이지 않느냐 " 또는 "시의원들이 적조를 해소시키는 발 벗고 나설 수 있느냐. 방해만 될 뿐이다"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어민은 "실제 적조를 방제하고 막는 사람들은 어민과 행정 공무원들 뿐이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한 공무원은 "시의원들이 적조 장소로 오면 주변 현황을 파악하고 방제 작업만 보고 돌아갈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시의원은 "행정부에서 적조방제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시의회에 보고하고 있다"며, "현재 해외시찰중인 의원들이 돌아오자마자 피해와 상황을 파악하여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시찰이나 여행 조례 필요하다
하지만, 시민단체나 일부 시민들에서 시의원들의 외유를 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시민단체는 "적조발생 이후 심각성을 주고 있는 시점에 꼭 외유를 가야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다른 시민단체 간부는 "적조문제로 심각성을 주고 있지만, 단순한 해외여행이라면 철저하게 비판받아야 하고 여행경비도 환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시의 발전과 생산적인 시찰이라면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매년 시의원들의 해외시찰과 연수를 놓고 여론의 도마에 놓고 비판해 왔다. 해외 시찰 이후 시의원들의 보고서 작성과 성과 내용을 놓고 갑론을박하다가 흐지부지 끝내기 일쑤였다. 또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무조건 해외시찰과 연수는 잘못된 것이며,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의원들의 해외나들이를 놓고 매년 찬반양론으로 나누어져 입씨름만 하다가 끝내기보다 새로운 대안을 갖고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민단체 상근자는 "투명한 해외시찰과 연수로 만들려고 한다면 '해외여행에 대한 조례'제정이 시급하다"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연수나 시찰을 적극 권장하고, 일회성 관광이나 혈세낭비성 시찰을 막아내는 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창진 시민연대는“대부분의 해외연수가 단순 관람과 견학, 그리고 시찰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업무와 관련이 적은 단순시찰을 목적으로 한 국외여행, 초청장 없는 세미나, 회의참석 등은 지양하게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지방의회가 시찰, 관람, 견학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관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지적하고,“의회나, 시청, 복지시설, 산업환경관리시설, 도로교통시설 등의 관람은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관광성 해외연수 비율이 높은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거제시의원들의 외유 계기로 거듭나는 거제시의회와 의원들이 되기 위해 '해외시찰 연수'에 대한 규칙이나 조례 제정을 서둘러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은 거제시의원들의 활동과 모습을 보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할 것이며, 시민단체도 해외시찰과 연수에 대해 각종 보고서와 자료 등을 검토하여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적조 문제로 시의원들은 해외 시찰에 대해 받을 따가운 시선을 받더라도 의원들의 해외연수 결과가 더욱 투명하게 공개되어 공익을 우선하는 업무연찬으로 귀결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