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유기농업단지 조성을 위한 현지답사팀 29명이 충남 홍성문당마을로 1박2일의 연수를 떠났다.

6시간만에 도착한 충남홍성문당마을 입구에는 '생각하는 농민, 준비하는 마을'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마을을 대변하듯 '홍성환경농업교육관'을 안내하는 이정표에 새겨져 있었다.우리가 도착한 홍성환경농업교육관은 오리농법을 통한 유기농 교육 및 도시의 소비자와 생산자, 사회단체, 학생들과 교사의 농촌체험 등 의미있는 행사를 위해 개방돼 있고 환경운동에 동참하고자 겸판(그 단체의 간판을 같이 걸어놓음)을 걸어놓은 단체들도 있다.

▲ 홍성환경농업교육관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 농촌생활유물관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 농촌생활유물관내부모습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교육관 앞마당에 '하늘공경, 땅사랑'이라고 새겨진 장승이 보이고 그너머로 300만평의 논들이 펼쳐져 있다. 거기가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유기농단지다.

오리농법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않고 논둑을 일반논보다 높게 쌓아 물을 많이 채워 오리를 논에 넣으면 물을 휘젓고 다니면서 흙탕물을 만들어내 풀이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제초제가 필요없게 된다. 또 해충들을 잡아 먹기도 하지만 자연은 그대로 두면 먹이사슬에 의해 천적관계가 형성돼 해충의 피해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오리의 습성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한 사람이 주형로선생이다. 20년전에 오리농법을 시작했을 땐 누가 도와 주기는커녕 미쳤다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농업에 대한 자부심과 당당함으로 환경을 살리고 미래의 우리나라 농업을 살리겠다는 굳은 신념하나로 오늘의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지금은 문당마을 전부가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농민소득도 증대되고 전국에서 성공담을 듣기 위해 견학을 굉장히 많이 오게 돼 관광수입도 만만치 않다.

교육관을 사이에 두고 옛농기구들이 전시된 '농촌생활유물관'과 손님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있는데 숙소 앞 빨랫줄에는 유기농쌀을 담아서 판다는 황토물을 들인 보자기가 널려져 있다. 건너편에는 논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여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2층으로 된 커다란 집과 풍차가 보인다. 전기를 만들어 내는 풍차와 마을 공동 찜질방이다. 가을겨울이면 마을사람들이 당번을 정해 불을 때고 함께 모여 황토방에서 찜질도 하고 발지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어 그날의 피로도 풀고 어르신들은 장기도 두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한다.

▲ 찜질방 앞 발지압하는 곳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도정하는 곳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 주형로선생의 강의모습 ⓒ 2005 거제타임즈 김미희기자

견학을 온 사람들을 위해 숙소까지 마련돼 있는 이곳은 문당마을 주민들이 유기농벼 생산후 스스로 기금을 모아 흙벽돌과 서까래를 깎아 직접 만들었고  지금은 영농조합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틀간에 걸쳐 주형로선생과 김중호선생의 순수 경험에서 나온 살아있는 강의는 오리농법에 의한 친환경농업을 20년 넘게 직접해온 농민의 확신에 찬 호소였다.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온 농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거제시도 연초면 천곡마을에서 오리농업을 해본 적이 있다. 둑이 낮아서 물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는 점, 오리관리가 힘들었다는 점 등 여기서 강의를 들으면서 거제에서의 문제점을 찾게 됐다.

"이 일은 반드시 성공한다. 땅이 살고 물이 살고 사람이 살고 모든 생명이 살 수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냐.  특히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거제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 일부러 잔치를 벌여야 사람들이 찾아 오는 홍성에 비하면 너무나 좋은 조건이다 " 며 거제도가 부럽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농업기술센타 전진옥과장이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올해부터 거제시도 연초면 천곡리에서 무농약재배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이번 견학에 참여한 수자원공사, 늘푸른거제21 , 환경연합 등의 기관에서도 지원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연수에 함께한 사람들은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 이헌위원장, 강태호사무국장, 연초면손봉운면장, 연초면손성호산업계장, 신현교회신기호신부, 환경연합 김일환사무국장, 환경연합 박은정간사, 농촌기술센터 전진옥과장, 수자원공사직원 임성호 고석호, 연초면 명동리, 이목리, 천곡리 주민들 그리고 시청직원 윤동석씨 등이다. <다음호에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