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열린 '제37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목전에 둔 거제고등학교 축구팀이 강호 개성고등학교(구 부산상고)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이 두학교 교장들의 젊은 시절 축구 인연이 소개돼 유난한 그들의 인연도 화제다.

개성고는 지금까지 결승에만 5번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 결승에서 울산 현대고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개성고는 절치부심 끝에 이번에는 우승을 맛보게 됐다.

28일 진영공설운동장에서 거제고는 개성고 상대로 열린 결승전은 승패의 향방이 빠르게 갈렸다. 개성고는 전반 20분 만에 신창렬과 이동준이 연속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들어 거제고는 수비의 밸런스를 포기하며 공격의 물꼬를 틔워보고자 노력했지만, 되려 개성고에 역습을 허용하며 위험한 장면을 자주 노출했다. 경기는 개성고의 2-0 승리로 끝났다.

시상식에서는 개성고의 우승 외에도 주장인 양진모가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

전국고교축구대회 수상자 명단
최우수선수상=양진모(개성고)
▷우수선수상=박연우(거제고)
▷최다득점상=이병주(안동고·5골)
▷수비상=이태화(개성고)
▷GK(골키퍼)상=전태원(거제고)
▷페어플레이상=제주제일고
▷페어플레이선수상=한준규(개성고)
▷최우수지도자상=박진섭(개성고 감독)
▷우수지도자상=송재규(거제고 감독)
▷최우수심판상=전택수

40년 만에 재회한 두 교장의 특별한 인연
개성 강은기·거제 윤정업 교장, 1970년대 고교 축구 선수 활동

개성 강은기 교장(왼쪽), 거제 윤정업 교장

- 대학졸업 후 나란히 교사 생활
- 지금껏 서로 존재 모른채 지내

개성고와 거제고 교장의 특이한 이력이 이날 결승전을 더 빛나게 했다.

개성고 강은기(59) 교장과 거제고 윤정업(60) 교장은 1970년대 고교축구리그에서 함께 뛰던 선수였다. 강 교장은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에서 1971년~1973년까지 팀의 골키퍼를 맡았다. 윤 교장은 부산정보고(옛 영남상고)에서 1970년~1972년까지 수비수로 활약했다.

대학 시절까지 축구선수로 뛴 이들은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재직했다. 강 교장은 수영중학교에서 코치로 활동했고, 윤 교장은 1979년 거제고 부임 후 1982년 선수를 모아 축구부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여태껏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지냈던 두 사람은 40여 년 만에 만나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워했다. 경기 전 두 교장은 "전국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팀끼리 붙는 만큼 경기가 재미있을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