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대에 조성하려는 '해양플랜트국가지원특화산단'을 두고 '확정된 정책이 아닌데' 거제시를 비롯한 유관 단체들이 마치 국가산단이 결정된 것처럼 '확정'이라는 문구를 넣어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과잉홍보용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거제시는 17일 오전 11시 권민호 거제시장이 직접 나서서 이 산단조성과 관련된 내용을 언론을 통해 브리핑하고 해양플랜트 지역 특화산업단지 조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특화산업단지 입주 희망 기업들이 가칭 '거제 해양플랜트 실수요 조합'을 설립하고 하반기에는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 설립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사업이 거제지역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서 꼭 필요한 사업임을 강조하고 범시민적인 협조와 지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업이 최종적으로 국가산단이나 일반산단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인  법적 개념이 모호한 '국가지원특화산업단지'(아직은 후속 입법조치가 안된)라는 상태에서 5곳의 대상지로 포함된 것을 마치  '확정된 것 처럼' 확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현수막을 통해 홍보를 하자 일부 경쟁 후보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섬으로서 새로운 쟁점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로 먼저 새누리당 경남지사 경선 경쟁을 벌이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경남도의 국가산단 지정 발표'를 놓고 충돌을 했다. 박 전 창원시장측 김범준 대변인은 지난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홍 지사가 지난 12일 발표한 '항공(사천·진주)·나노(밀양)·해양플랜드(거제) 국가지원 특화산단 3곳 모두 확정'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들이 이를 기초로 경남도내 3곳이 '국가 산단'에 지정됐다고 보도했었던 탓이었다.

홍지사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 전 시장 측은 국토교통부의 해명자료를 근거로 '국가산단 선정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오후 "정부의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지역주도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의 '특화산업단지' 입지 지원은 국가산업단지의 지정을 확정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기 때문. 국토부는 당일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경남, 항공·해양플랜트·나노 등 3개 국가산단 조성' 기사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국토부는 "5개 특화산단에 대해 LH 등 사업시행자의 타당성 분석과 지자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산단의 유형(국가산업단지,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및 개발규모, 입지, 개발시기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국토부장관이 청와대에서 보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남도가 발표했고, 그에 따른 해석은 기관마다 다르다"고 해명했다. 다만 "정확한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앞으로 신중하게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권민호 시장과 정책적 대립각을 보이고 있는 유승화 예비후보측에서도 16일 오후 "사곡 특화산단 확정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토교통부는 경남도 발표에 대해 긴급 정책브리핑을 발표하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12일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지역주도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대책의 '특화산업단지' 입지지원은 국가산업단지의 지정을 확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리고 정부는 후보지 중 충분한 입주 수요가 있고 입지 타당성이 높은 지역은 국가산단이나 국가가 지정하는 도시첨단 산업단지로 추진하고 나머지 지역은 지자체가 추진하는 일반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했던 점을 덧붙혔다.

또 <이런 상황에서, 현재 거제시 곳곳에 '거제 사곡만 국가지원 해양플랜트 특화산업단지 확정' 이라는 플랜카드가 설치되어 있다. 거제시청은 이를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당장 철거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선거홍보용으로 방치해두는 것인지, 시민들에게 현재 거짓사실을 그대로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시정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변광용 거제시장 예비후보 역시 17일 기자회견에서 "거제시의 이번 발표는 나중은 모르겠고 우선 선거용으로 써 먹자는 식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특화산단 확정은 올해 하반기에 결정이 될 예정인데도 너무 앞서가는 것이며, 호들갑 떨기보다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국가특화산단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을 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거제시청 청사 입구 홍보탑 내용 '거제시와 경남도가 함께 확정이라고 했다'

거제시청 청사 벽면에 있는 현수막 '거제시와 경남도가 함께 확정이라고 했다'

장평육교에 거제시발전협의회연합회 명의의 현수막에도 '국가지원특화산업단지 확정'으로 게시됐다.

중곡동 육교에 게시된 거제상공회의소 명의의 축하현수막에도 '특화산업단지 확정'으로 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