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춘 편집국장

최근 거제지역 정가에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부터 도의회.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유력당의 공천자로 이미 내정됐다며 거들먹 거리는 예비후보들이 많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같은 소문은 예비후보 뿐만 아니라 이들 지지자들까지 합세해 이같은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아직까지 공천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현직 국회의원에게 지난번 총선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 당연히 공천은 자기 몫이라는 생각으로 미리 김치국부터 마시는 헛된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한다.

만약 이같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선거혁명을 내세우며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한 새누리당이 국민앞에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게다가 이같은 정치인들의 뚜렷한 줄서기 양상은 모처럼 뿌리내려가는 지방정치의 발전을 저해하고 혼탁선거의 원인제공이 될 수 있다. 지금 거제정가에 확산돼 있는 "누구누구는 지난 총선때 큰 공을 세웠으니 이미 유력당의 공천자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선거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익숙한 용어가 바로 '줄서기'와 '줄세우기'이다.

6.4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오자 벌써부터 '줄서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것이 감지된다.

선거때 마다 후보자들의 전략 전술은 시대와 흐름에 따라 변해 가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것이 있다면 바로 '줄서기'이다.

줄서기에도 일정한 특징이 있다. 지역별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당의 후보 가운데 공무원들의 인사권과 인.허가권을 쥔 소위 막강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앉을수 있는 유력 후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도청이나 시.군.구청 소속 공무원들 중 일부는 누가 단체장이 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는 소문들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도교육감과 관계된 공직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줄서기의 최고 달인들은 뭐니뭐니 해도 위에 거론된 공무원들 이라는 것 쯤은 우리나라 국민이면 거의가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경남도지사와 도교육감을 비롯한 시장, 군수 공천 신청자와 출마자의 윤곽이 드러난 지금쯤은 밤잠을 설쳐가며 누구에게 붙으면 더 이득이 될지 주판을 퉁기고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의 경쟁이 치열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지역일수록 차기 권력을 향한 눈도장을 찍기위해 줄서기는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행정공백이 생겨 모든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같은 줄서기는 엄격히 따지면 불법선거 개입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다.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공직자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줄서기 뒤에는 소위 ‘좋은자리’나 ‘승진’을 염두에 둔 음흉한 음모와 계략이 숨겨져 있기에 후보자들 자체도 조심해야 함은 당연하다.

"내가 선거때 얼마나 도왔는데 이럴수 있나..."라며 인사 등에 불만을 품는 공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기에 후보자 자신부터 조심해야 한다.  줄서기를 잘하는 공직자가 일이라도 잘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사람의 부류치고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일 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드물기에 하는 말이다.

열심히 일을 하지하지 않아도 줄만 잘 서면 저절로 승진도 되고 좋은자리(?)도 갈수 있는데 구태여 죽도록 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들이 단체장의 최측근이라 불리며 더 큰 소리치고 일마다 간섭한다.

심지어는 자기자신이 덮어쓴 검은 그림자는 모른체 다른 동료들의 인사문제까지 관여해 구설수에 오르내린 경우도 많이 봐 왔다.

물론, 모든 공직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공직자들이 장래에 대한 보험적인 성격의 태도를 보이며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것이 전 공직자들의 문제로 비춰지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선거때일수록 엄중 중립을 지켜 혼탁을 막고 공명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는 공직자들이 줄서기에 나선다면 이 보다 더 큰일은 없을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열 새로운 사업이나 정책발굴은 뒤로한채 민생과 직결된 현안사업들에 대해서도 등한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직자들의 '줄서기'도 문제지만 단체장들의 '줄세우기'도 문제가 될수 있다.
현직 단체장의 경우라면 선거직전이나 직후에 자기 사람을 요직에 심거나 승진시켜 줄세우기를 스스로 행할수도 있다.

이같은 해묵은 관행은 행정의 연속성을 해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수 있기에 철저히 근절돼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의 줄서기와 줄세우기 외 다른 부류도 있다.
인.허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설업자를 포함한 개발업자 들의 문제다.
이 눈치 저 눈치를 봐 가며 어느 후보에게 줄서기를 해야 가장 득(?)을 볼 것인지에 대해 이미 간파를 해놓고 있는 업자들도 있을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건설업자들의 '돈대기'와 '줄서기'로 인한 파열음이 관행처럼 문제가 돼 왔음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도 4년 임기를 이끌어갈 ‘당선보증수표’를 찾아 돈대기와 줄서기를 한 후 함께 할 4년 사업을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돈대기와 줄서기를 잘해 4년 동안 특혜를 볼수도 있겠지만 '동앗줄'인줄 알고 꽉 잡았던 끈이 '포승줄'로 바뀌지 않길 바란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로 접어들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는 '줄서기'와 '양다리 걸치기' '편가르기' '복지부동' 등의 공지사회의 선거와 관련된 용어들이 생겨났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시민들과 더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복(公僕)상을 보여줬음 한다.

지난 10일 대구선관위가 지방선거때 마다 반복되는 공무원의 줄서기와 음성적인 선거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대구공무원노동조합과 대구시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을 상대로 "이번 6.4지방선거에 절대 줄서기 등 선거개입을 하지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식을 체결한 사실을 잘 상기해 뒀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