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 가드레일 128m 사라진 사실 5년여간 몰랐다니...
행정은 관리감독에 큰 허점, 시공사 현대건설은 알고도 쉬쉬한듯

▲ 문경춘 편집국장

국도변에 설치돼 있던 가드레일 128m가 사라진지 5년여가 지나도록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한 민원인의 제보에 의해 재시공 하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했다.

이러다 보니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시의 책임소재와 함께 도시가스 배관공사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대한 온갖 좋지못한 소문이 난무한다.

임시철거 했다가 재시공해야 했던 국도변의 가드레일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도 신고를 하지 않았던 현대건설과 5년이란 세월이 흐르도록 거제시는 이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기가 찰 일이다.

문제가 된 장평동 고현자동차 검사정비소 앞 국도14호선변은 원래 국가가 관리하는 국도임에 틀림없으나 이곳은 예외다. 시 도시구역내에 속해있기 때문에 모든 관리책임은 거제시에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책임은 시가 져야함은 당연하다.

(거제시는 뭐했나...?)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문제점을 발견해 대책을 세웠지 않느냐"고 항변한다면 큰 오산이다. 일부 시민들은 이곳에 있었던 가드레일이 없어진 사실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런지 모르지만 관리책임이 있는 행정당국이 모르는 일을 일반 시민들이 알고 있을리 만무하다. 그것도 특정기업체가 시행했던 가스배관 공사를 위해 임시 철거해둔 가드레일을 공사후 재시공해야 함에도 시가 까마득히 몰랐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시를 찾는 외래 관광객들을 포함한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도로교통 안전시설을 5년 동안이나 설치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과히 놀랍다. 부분적인 준공이긴 하나 이곳 도시가스 공사현장에 대한 작은 관심만 가졌더라도 이같은 일은 애시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임있는 공무원이 단 한번도 현장에 나와보지 않았거나 나왔더라도 근성으로 둘러봤을 계연성이 크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탁상행정'이 만들어 낸 좋은 본보기로 보일 뿐이다. 시민의 한사람로 이 사건을 바라다 볼때 더욱 분노가 치미는 것은 이같은 사실을 한 시민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는 사실이다. 익명의 제보자가 아니었다면 영원히 이곳에 설치됐던 가드레일이 사라지고 또 재시공 토록 돼 있었던 일이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을뻔한 사건이었다. 행정당국의 잘못과 현대건설의 음흉함으로 인해 자칫했으면 25만 시민들이 속을뻔 했기에 이번 사건은 그냥 어물쩡하게 넘어가서는 안될 중대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 첫째 이유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교통 안전시설 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거제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인데다가 관문중의 관문이어서 도로교통안전에 절대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곳이다.

둘째, 공공시설물이나 공익재산의 경우 그 관리는 물론 책임소재가 엄격하고 철저해야 한다. 그러나 시는 임시철거해 두었던 공공시설물인 가드레일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기에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봐야한다.

셋째, 시가 발주하지 않았더라도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에 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수있다"라는 말이있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졌더라면 이런일은 아예 발생하지도 않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방치해 두었던 가드레일을 어느 간 큰 누군가가 훔쳐가 고물상에 팔아 넘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같은 관리감독 문제는 현재 9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시의 도시가스 배관공사에 대한 불신과도 연관이 있을수 있다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물론 시는 공사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책임은 없지만 도시가스 공사 지역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있다. 시 도심지역 곳곳에서 이미 벌어졌거나 아직도 진행중인 현대건설의 배관공사 현장에 대한 문제점이 있었을 가능성을 얼마든지 점칠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지금이라도 가드레일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 관련법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번과 같은 황당한 일이 두 번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왜 임시 철거했던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았나...?)
가스배관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의 행위를 놓고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시의 관리감독 소홀을 틈타 자신들이 스스로 지켜야 했던 가장 기본적인 의무마저 망각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공사편의를 위해 잠시 철거해 둔 공공시설물 이라면 누구의 지시없이도 공사 완료 후 원래대로 원상복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임시철거한 가드레일을 아무렇게나 관리하다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분실한 물건에 대한 제보를 받았지만 시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진작 시와 이 문제를 놓고 논의했더라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때 국내 공사 도급순위 1위 까지 올랐던 현대건설의 명성을 놓고 볼때 이번 사건은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다. 이번일을 계기로 기업윤리 마저 내팽개친 용감한 모습(?)을 보여준 현대건설의 진면복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감리책임은 다를지 몰라도 시는 음흉함의 극치를 보여준 현대건설의 거제 전지역 도시가스 배관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가스폭발사건 등 지난날 도시가스 폭발로 인한 범국가적 대형참사가 일어났던 일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도시가스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공사 전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이가 없다.

늦었지만 시는 현대건설의 도시가스 배관공사에 대한 문제가 없었는지, 또 작은 문제라도 있었다면 일년이 아니라 수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재시공 토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훗날 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공사 준공이 내려진 후 도시가스 배관공사가 이뤄진 모든 현장을 확인 하려했던 시의 방침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금당장'으로 바뀌어 졌다는 것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