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반란’이 필요할 때 
                                                                   손 영민 (자유기고가/칼럼니스트)
새누리당 시장 경선 여론조사 막판에 흑색선전 및 허위사실 등의 문서가 카카오톡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어 혼탁 선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대체 시민이 무슨 죄가 있다고 똑같은 공연을 몇 십번씩이나 계속해서 봐야 한다는 것인가

시민된 죄로 투표는 분명히 하겠지만 참으로 선거치고는 한심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똑같은 그때 그 사람의 지독한 집념, 똑같은 모략, 모함, 똑같은 말장난과 이전투구... 그러나 ‘시민의 죄’아닌 ‘시민의 권위’에 의거해 우리들 유권자는 이 같은 선거판에 대해 확실한 판결을 내려야만 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시민생각은 따로 있구나’하는 깊은 탄식을 발하게끔 만들어 줘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누리당 시장 경선을 시작하는 마당에 이젠 결단을 내려야한다. 특히 경선 결과를 좌우할 ‘부동표’들이 마음을 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택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우선 카카오톡을 이용한 흑색선전을 하는 후보를 고를 것인가. 아니면 만신창이가 된 후보를 고를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을 강 건너 불구경하며 반사이익을 노리는 후보를 고를 것인가를 정해야한다.

지자체 선거는 물론 지난 대선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그러나 그이들이 목숨을 걸다시피 해서 판을 이런 식으로 몰고 온 이상에는 유권자들도 그렇다면 또 심판해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리 또 분명한 대안이 잡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선거가 그처럼 후보들간의 권력투쟁으로만 흐르는 데는 시민의 책임도 크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대결구도를 과감히 거부하지 않고 싫으면서도 속절없이 끌려들어간 흠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할 수 없다 치더라도 다음 번 부터는 분명히 무언가 확실하게 달라진 양상을 만들어 냈으면 한다. 그 달라짐은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작으나마 분명한 싹을 트게 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제에서‘유권자의 반란’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뒷구멍 캐기’에 성공하여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것에 대한 의외의 반란. 바로 이런 것이 곳곳에서 목격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새 정치의 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탈(脫)정치의 정치 참여가 진정으로 필요하다. 탈정치의 정치참여란 틀에 박힌 중앙정치의 상투적인 논리의 영향력을 거부하면서도 정치 허무주의나 정치 거부로는 흐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제 권모술수(權謀術數)는 없다. 우리 모두 한 번 이 곳 저곳에서 유권자의 맛을 섬뜩하게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