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란 흔히 어리석음이나 경솔함에서 시작하고 끝나기 쉽다.”고 피타고라스가 누누이 제자들에게 이른 적이 있다.

나의 분노는 그러나 내가 썼던‘사생결단의 정치’란 기고문을 대상으로 공갈과 협박을 일삼았던 모 후보와 선거운동원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나의 분노는 이들 보다도 그런 그들로 하여금 지금까지 활개를 펴게 만든 사람들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괴테의 다음과 같은 말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온갖 죄(罪)에 못지않게 실책(失策)을 중시 한다. 특히 정치적 실책을 뭣보다도 중시 한다. 그것은 수많은 국민을 불행의 밑바닥에 떨어뜨려 놓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기자회견을 자청, 대화녹취록 일부를 공개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비방한 것도 모자라, 시민 여론조사 경선 막판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상대 유력후보를 벼렁 끝에 몰아세우는 모습을 지켜본 우리 모두가 혀를 찼었다.

그만한 모략과 모함이면 새누리당 거제시장 후보 공천 경선에서 탈락할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그랬던 우리였는데 우리 거제 시민들은 다른 후보의 청렴함을 더 믿어주었다. 다시 말해 성숙된 유권자의 반란이 일어난 것 이었다.

지난 달 29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재판과정에서 환경업체가 권 후보에게 뇌물 2억을 제공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온 거제가 발칵 뒤집힌 지 여러 날이 됐는데도 모 후보나 선거운동원이나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모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이 보다도 더한 파렴치함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유튜브 유포에 관한한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이라고 항변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도대체 지방정치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가?  이렇게 모 후보측도 모르는 사이에 저질러진 일이라면 궁극적인 책임은 누구 또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당초에 유튜브가 유포된 과정부터 캐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왜 이번 선거판이 진흙탕 싸움이 되었느냐는 의문이 풀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용서할 수 있는 결점이 있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다섯 가지 결점이 있다. 이 오악(五惡)을 용서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공자(孔子)가 말한 적이 있다.

그 5악은 이렇다.
첫째. 만사에 빈틈이 없고 시치미 딱 떼면서 간악한 수를 쓰는 것.
둘째. 하는 일이 모두 공정하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제법 공평한 듯이 하는 것.
셋째. 하나부터 열까지가 거짓말 투성인데도 구변이 좋아 마치 진실인양 들리게 하는 것.
넷째. 속은 음흉한 악당인데도 아니 그렇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기억력이 좋고 아는 것도 많아서 사람들을 홀리게 만든다.
다섯째. 못된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 거제에서는 이런 5악에 물든 사람들이 곳곳에 점점이 박혀있다는 것이다. 장미꽃이 썩으면 잡초보다 흉한 냄새를 풍긴다.’고 세익스피어가 말했다.

지금은 온통 그런 악취가 뒤덮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악취를 내는 장미 자신은 그런 냄새를 맡지 못하는 법이다. 5악에 젖어 마냥 시치미 떼고 위증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진실을 캐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우리들의 분노를 우리가 마지막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검찰이 가라 앉혀 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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