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조선납품 비리 근원적 척결 안돼...나라바로 세우기에도 역행 처사
14억을 뿌려도 집행유예(?)...이해할 수 없어...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면...너도나도 '돈' 뿌려대고 로비 나설 가능도 배제못해

▲ 문경춘 편집국장

최근 법원이 조선납품 관련 비리에 대해 너무 관대한 처벌을 내리지 않느냐는 비판이 일고있다.

세계 빅3에 들어가는 조선소가 우리나라에 있다보니 조선납품 비리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 했지만 이처럼 썩어 있을 줄은 정작 몰랐다.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기에 우수한 품질과 고급 기술로 만든 선박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 또한 두말 할 나이없다.

하지만 그동안 세계 1위 조선소로 명성을 떨쳐오고 있는 울산의 H중공업을 비롯해 2,3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거제의 S조선과 D조선소의 경우도 납품비리 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울산 H중공업의 경우 지난해와 올들어 납품비리와 관련, 울산지검 특수부가 이 회사 부사장 등 임직원 12명과 협력업체 대표 3명 등 15명이나 구속 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대형 납품비리 사건을 적발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거제지역 S조선소 모 부장 1명도 협력업체로부터 2억3천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가 드러나 구속 기소 되기도 했다.

또 거제지역 D조선소의 경우 수년전 전무 등이 포함된 임직원 수명이 납품 등의 문제로 대검으로 부터 구속되는 사건을 겪었으며 최근까지도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연말의 경우 납품비리로 인해 울산지검과 창원지검 통영지청 및 거제경찰서로 부터 금품공여자와 금품수수 관련 임직원 등 35명 이상이 구속 또는 불구속 되는 무더기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

이같은 조선납품 관련 사건은 국내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하는 선박 건조업체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조선소 자체에 대한 공신력과 국가 신뢰도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은 아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선박의 복원력 문제 등이 도마위에 올라있는 시기여서 대형 조선소의 납품비리가 불량부품의 조달 등과 연관 돼 선박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소 납품비리가 근절되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세월호 사건이 터지지 않는 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이와같은 맥락에서다.

이같은 문제 등으로 인해 조선 납품비리는 엄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최근 이들 조선 납품관련 비리 연루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 형식을 띠고있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사회 통념상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최근 울산지법이 5년동안 납품청탁과 함께 이 지역 조선소 임직원들에게 14억원의 금품을 뿌린 혐의(배임증재)로 납품업체 대표 모 씨에게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한 사실이 있다.

또 이 법원은 4년동안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3,2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거제지역 모 조선소 이사로 재직했던 K씨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하고 3,200만원을 추징했다.

이 밖에 2007~2009년 사이 울산지역 H중공업 임직원들에게 납품독점 등을 부탁하며 6억6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뿌린 혐의(배임증재)로 납품업체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40시간을 선고 받았다.

이들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사기죄 등 다른 일반 범죄에 비해 죄가 더 무거웠으면 무거웠지 결코 그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반발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대부분의 납품비리 유형을 살펴보면 ‘납품 독점’이나 ‘납품계약을 빨리 처리 해 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보통 4~5년에 걸쳐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납품비리는 검찰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말단에서부터 임원급 까지 광범위하게 연결 돼 있어 적발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회사 납품 자체를 떡 주무르듯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
철두철미한 유착관계를 보면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통째로 맡겨놓은 꼴'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돼 있었으니 그동안 업자들은 임직원들과 짜고 그야말로 마음먹은 대로 실컷 해 먹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거제지역 모 조선소의 경우 지난해 12월 납품비리와 연루 돼 조사선상에 올라 있던 한 직원이 좁혀오는 검찰 수사망에 강박감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다.

이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면 연루된 많은 직원들이 사법처리 됐을 것이란 의견이 분분했었다.당시 이 사건과 관련 돼 있던 조선소 직원 수명이 연가를 내고 사실상 수사를 피해 도주한 상태에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 했었다.

게다가 심지어 거제지역 모 조선소 간부는 "자신의 부인이 김연아 목걸이를 갖고싶어 한다"고 납품업자에게 전화를 해 이를 받아 챙기는 등의 웃지못할 비리를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리 임직원과 납품업자의 부도덕성에 대한 것도 있지만 그 결과로 초래 될 수 있는 건조선박이나 해양플랜트의 안전성 문제다.

결국 납품비리에서 비롯된 부품의 하자는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품질을 결정짓는 문제이자, 회사의 영업과 신뢰도와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결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국가 신뢰도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원의 판결 이라면 더욱 더 큰 문제다.

우리는 분명히 보았다.
납품비리와 안전성과의 상관관계는 온 국민들을 충격과 분노의 도가니로 내 몰 수 있다는 사실을 ‘원전 납품 비리’에서 보았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전선회사의 검은거래가 결국 원전가동 중단이라는 심각한 전력 수급차질을 불러온 사실을....

조선소 스스로가 자정해서 납품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겠지만 법원의 이같은 결정이 계속된다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납품업체와 감시의 빈틈을 노리는 회사 관계자들이 이 이상 간 큰 짓을 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