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 지방선거에서 쟁점화됐던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이 권민호 시장의 재임으로 탄력이 붙는 듯했는데 반대 기류도 만만찮아 뜨거운 감자가 되는 느낌이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의 전말은 이렇다. 거제 삼성중공업이 지역개발 차원에서 고현항에 인공섬을 조성하는 매립사업을 제안해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 2009년 6월 24일 매립기본계획 반영요청, 7월 23일 시의회 조건부 찬성의견, 11월 18일 매립기본계획 반영고시(해양수산부)할 정도로 빠르게 추진됐던 사업이다.

그러나 정착 실시단계에서 삼성중공업이 조선경기침체와 경영부진을 이유로 포기하게 됐고 시장 또한 비리혐의로 중도하차하게 되면서 끝나는가 싶은 사업이었다.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권민호 시장은 이 사업을 시자체 사업으로 추진할 필요성을 갖고 기본계획을 변경해 사업을 제안하고 해양수산부와 실시협약체결을 통해 지난 3월 27일 매립기본계획 변경요청을 했고 거제시의회에 상정, 오는 25일 거제시의회 제168회 임시회에서 처리하게 된다.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이 사업은 상대 후보자와 야권 의원 후보자들의 절대 불가 공약으로 쟁점화됐다. 그렇지만 선거운동 동안 쟁점화만 됐다 뿐이지 별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당선자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특히 권민호 시장은 ‘시민이 자신을 선택해 준 것은 이 사업을 잘 수행하라는 뜻이며 차질없이 수행하는 것이 대시민 약속’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이 사업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제6대 시의회가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라는 입장이다.

선거전의 이슈가 결과로 귀결되고 이제 과정을 거쳐야 함에 따라 마지막 남은 시의회 의견청취로 옮겨가자 고현항 재개발지역협의회와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가 자기 주장에 들어간 것이다.

이 단체는 연거푸 성명서를 발표하고 오는 25일 개원하는 제6대 시의회의 제168회 임시회를 겨낭하고 나섰다.

먼저 지역협의회는 “6대 의회는 물러나는 마당에 마지막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 것과 안건심의를 거부하라”고 압박했고, 시민연대협의회도 “임기종료를 며칠 앞둔 의회는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조용히 정리, 평가해야지 지역 최대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없다”고 의회를 몰아붙이는 공동전선을 펼치고 나섰다.

시위가 시행사인 행정(시장)에서 빗겨나 의회로 향한 것이다. 6대 의회 의원들에게 안건상정 자체를 보류하라면서 ‘거수기’, ‘조용히 물러가라’는 원색적인 압박이다.
A의원은 “당당하게 지역민들의 지지로 의회에 등정해 의정활동을 해왔고 4년간 이 사업을 지근거리에서 살펴왔다”면서 “임기 동안 의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시민과의 약속인데 이 사업에 대한 평가를 주문하는 것이 아니고 물러나라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는 폭거”라며 언성을 높였다.

담당 부서 관계자는 “이미 삼성중공업이 추진해 매립기본계획이 반영됐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반영해 매립면적 2만 3천249㎡, 부지조성면적 5천731㎡를 줄여 항만재개발 기본계획변경을 요청하는 과정”이라며 “지난달까지 해수부에 시의회 의견청취 결과를 제출해야 했지만 세월호 사건과 지방선거일정 때문에 시일이 지연돼 시일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 전임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이 사업이 5년에 걸쳐 반영고시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시의회 의견청취 안건상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제6대 거제시의회 제168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이 마지막에 어떤 결단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