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대외 활동 강화는 물론, 주요 계열사 현 안을 직접 챙기는 등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파이낸셜 뉴스가 이를 보도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삼성 주요 계열사로부터 경영 현안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았다. 이는 이 부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재무, 기획 등 계열사 주요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며칠 밤을 지새웠다는 후문이다.

삼성 계열사에 재직하는 한 임원은 "계열사별로 경영 전반에 대한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작성했다"며 "이 보고서는 이 부회장의 지시로 작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경영현안 보고에는 삼성전자 관련 계열사뿐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비(非)전자 계열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그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3세 경영 승계구도 역시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회자되고 있는 경영분할구도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다는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대외활동 범위도 넓히고 있다. 2012년까지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면서 해외 주요 거래선을 관리했던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4일 호텔신라 영빈관 에메랄드홀에 마련된 삼성 전시관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안내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삼성을 대표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 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글로벌 전자, 금융, 미디어 분야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 '선 밸리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