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유림들의 친일협력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으나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친일협력단체인 거제·통영유도회를 중심으로 유림연합회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제말에 결성된 조선유도연합회를 중심으로 거제 유도진흥회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조선유도연합회는 조선 유도의 총본영이라는 목표로 유림대표 3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결성됐다.

1935년 11월 1일 평양 문묘낙성식 후 명륜당에서 전조선유림대회를 개최하고, 결과 다음과 같은 결의사항을 채택했다. 첫째, 유교진흥 방법, 둘째,  유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교화의 시설과 실행방법, 셋째, 유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자력갱생의 시설과 실행방법, 넷째,  유림연락기관의 설치와 또는 충실방법 등을 토의했다.

이에 토의한 결과 첫 번째에 대해, 향교재산은 유교진흥사업에 전용하되 예산 편성시에 당국과 유림계 직원과 토의·결정함을 당국에 요청하는 일, 두 번째, 각군에 유계를 조직하여 유교진흥사업자금을 축적하며 유교진흥에 관한 강연을 여행하기로 하고, 향약을 실시하여 민풍을 개선하며 불충불효패행자의 제재 방법을 강구하여 당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또한 각 향교에 향교주사를 두어 각 마을지도에 종사케 함을 당국에 요청하고, 각 군(郡)에 유림회(儒林會), 도(道)에 유림연합회, 경성에 유림총연합회를 설치하여 상호 연락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국민총력운동'의 일조직으로 경학원을 중심으로 각 도·부·군에 유도연합회를 결성하고 유도황민화체제(儒道皇民化體制)를 갖추고, 전국 327개소의 문묘 재산을 이용해 총독부가 요구하는 사회교화사업을 펼쳤다.

▲ 경남유도연합회 창립대회를 알리는 기사. ⓒ 2005 거제타임즈

거제유도회, '황민화 유교 앞장서'

평양에서 결정한 대로 경남은 1940년 1월 14일 '경상남도 유도연합회'를 결성하게 이른다. 거제·통영군 유림들은 1940년 3월 17일 통영유도회를 결성해 본격적인 '황도(皇道) 정신을 앙양'하고자 나선다.

이 단체는 17일 오전10시 통영읍 공립심상고등소학교 강당에서 통영읍장, 유림대표자, 군내 학교장, 정순현(鄭淳賢) 중추원 참의 등 300여명이 참석해 결성식을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궁성요배(宮城遙拜), 국가합창, 일본인 군수의 축사, 황국신민의 서사 제창, 천황전하 만세삼창에 이어서, 정순현 중추원 참의가 나와 '유도진작과 황도정신이라는 강연회를 갖고 결성식을 마쳤다. 참석자들은 "만방무비(萬邦無比)의 우리 나라를 황국신민으로 자각하는데 노력하고, 매일 아침 궁성요배로 황국정신앙양하고, 국민정신총동원연맹의 실천을 다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통영유도회 임원들은 송정택(宋正宅) 부회장, 탁동조(卓同朝) 송병문(宋秉文) 임철규(林轍圭) 김기훈(金淇薰) 유한식(劉漢植) 박창율(朴昌律) 김평일(金平日) 김지옥(金址沃) 강규진(康奎鎭) 고한목(高漢目) 남극중(南極重) 옥기환(玉琪煥) 서상권(徐相權) 옥치건(玉致鏞) 신주병(辛周炳) 안봉곤(宋奉坤) 윤정근(尹定根) 김영수(金榮洙) 등이 참여로 선임되었고, 배앙현(裵昻炫) 김사렬(金杜烈) 상임이사,  각 학교장 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신용우(白山容禹, 하청면장) 김옥선(金玉善, 慶山達雄, 장목면장), 장우형(張羽炯, 靑岸公明, 둔덕면장), 하백홍(河百洪, 河本光世, 거제면장),조병륜(曺秉輪, 昌山秉輪, 사등면장), 유치규(柳致珪,柳川芳雄, 일운면장),김헌수(金憲洙, 金山憲洙, 동부면장), 윤철원(尹澈遠, 伊山澈遠, 연초면장), 정수천(鄭樹天, 東堯天, 용남면장), 조진(曺鎭,立山棟一, 산양면장) 강성칠(姜星七, 南村星七, 도산면장) 김종식(金宗植, 金光恭秀, 광도면장), 김석계(金石桂, 往友石桂, 한산면장) 등이 평의원으로 선임됐다.

1941년 10월 15일 경성 경학원에서 열린 '전선유림대회'에 경남유도연합회 임원을 비롯해 거제 출신의 유림들도 함께 참여했다.

앞서 1938년 10월 통영 유림단은 항호시사(杭湖詩社)를 창립해 "전시체제하의 국민정신작흥(國民精神作興) 강조에 협력하기 위해 나섰다"며 창립기념으로 "헌상 시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이 단체의 임원들은 통영유도회 임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임원들은 최상규(崔尙奎) 사장, 김석제( 金石濟) 전무, 김성두( 金性斗) 박계경(朴啓敬) 등이 재무를 맡았고,  고문에 김정백(金正伯) 김차옥(金此沃) 고옥두(高沃斗) 이호묵(李湖默) 이도언(李到彦) 등이며, 찬조원에 김홍훈(金洪薰) 김채호(金采鎬, 광도면장) 황하일(黃河一) 송정택(宋正宅) 송병문(宋秉文) 신숙희(辛肅熙) 김영태(金永台) 김호기(金湖基)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