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민

15년 전에 필자는 '부동산을 알아야 돈이 보인다' 라는 부동산칼럼을 연제 한 적이 있다. 당연히 위대한 사상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심오한 학설이나 교묘한 이론을 전개 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채득한 지혜와 공인중개사라는 한 전문인으로 쌓은 경험 그리고 비교적 체계적으로 습득한 부동산학의 지식을 하찮은 글재주에 의지하여 설명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의외로 독자들의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부동산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리라 확신하고 다시 펜을 잡기로 했다.

#정보는 돈이다
흔히들 21세기를 '정보화 시대' 라고 말한다.

정보! 분명 소중하기 이를 데 없으며 부동산중개업소야말로 정보의 원천이고 영업의 생명이며,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할 보물과 같은 재산이 아닐까 한다.

그런 소중한 정보를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취급하거나 정체불명의 낯선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공개 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매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받는다. 필자도 가끔 경험하고 있는 일이지만 찾고자하는 목적지를 몰라 당황 할 때도 있고 그럴 때는 마음 편히 주변 공인중개사 동지의 업소를 방문하면 만사가 해결된다.

그러나 가고자 하는 길을 묻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 외에 매수인이나 매도인 임차인을 가장해 우리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우리에게 정보를 얻어가는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필자는 이들을 경계하자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정체불명의 방문객은 우리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동네의 각종 부동산 정보와 시세를 묻는다. 우리는 방문객이 해당 부동산에 관심이 있거나 매수를 위해 사무소를 찾은 고객으로 쉽게 오해하고 "모처럼 손님이 왔구나" 싶어 그가 묻는 모든 자료를 즉석에서 공개하게 되고 친절의 도를 넘어 원하지도 않는 현장조사 까지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 손님을 가장한 방문객 그들은 누구일까?
감정평가업계의 종사자. 그리고 은행 등 금융업계에서 부동산 담보가치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답사. 부동산 경매. 공매의 임장활동을 위해서 등 우리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우리의 영업권을 기웃거리는 타 전문자격사들 이거나 우리에게 해되는 사람들이니 이 얼마나 답답하고 세상에 이처럼 부도덕한일이 또 있을까...

그들은 우리 사무실 방문의 목적을 이룬 다음에 상투적으로 틀린 전화번호를 알려주거나 "다음에 또 들르겠다"고 하며 명함이나 한 장 주라며 가져가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떠나간다.

순진한 공인중개사는 정체불명의 사람과의 재회를 위해 내일부터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학수고대의 심정으로 기다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름. 감정평가사!
부동산의 현재시세와 사용수익에 대한 미래적 가치를 파악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의 전문직업인. 우리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요하는 직업이지만 공인중개사가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부동산 컨설팅업무를 고유 업무로 하고자하는 ‘공인중개사법’이 제정되기에 앞서 부동산컨설팅업무를 자기들의 공식적인 업무로 하기위해 로비가 한창인 감정평가사.

그들에겐 우리는 더 이상 부동산정보를 흘려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되겠기에 필자는 공인중개사회원들에게 정보의 중요성과 함께 타 전문직종사자들의 중개업계의 도전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매수인. 임차인을 가장해 우리의 사무소를 방문하고 현장을 답사 한 뒤 재차 방문하여 강. 절도범으로 돌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흉악범아 활개치고 있는 현실!

그리고 우리를 화나게 하는 심각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공인중개사 수급정책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발맞춰 자격증대여업소가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00기획부동산사무소. 출처가 불분명한 00부동산 컨설팅사무소. 소개할 물건이 없다보니 모르는 사람을 손님으로 가장시켜 업소를 방문케 하여 물건을 빼오게 하거나 정보를 얻어 속을 차리는 파렴치한에 이르기 까지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듯’ 우리에게는 왜 이리도 마음 상한일이 많고 많은지...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지혜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사무소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다 고객은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속내를 꿰뚫어 보는 지혜로운 눈이 필요하다.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우리에게 가장 큰 재산은 정보이며 정보를 관리하는데 철저하고 그 어느 때 보다 중요성을 갖자는 당부와 함께 타 전문자격사들의 중개업계의 도전의 심각성도 우리는 깊이 있게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