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력조선연맹(이하 총력연맹)은 일제강점기 말기에 조직된 최대 조직이며, 도·부·군·읍·면·리 단위까지 만들어진 거대한 친일·관변단체이다.

총력연맹은 지도조직과 중앙 및 지방조직으로 나누어지며, 지도조직에 지도위원회를 총독부내에 설치하고 위원장(정무총감), 위원(총독부 각 국장과 국민총력과장 등으로 구성) 등으로 이뤄졌다. 중앙조직은 조선의 전 단체와 개인을 구성원으로, 총재(조선총독), 부총재(정무총감), 고문(총재가 위촉), 이사(총독부 각 국장 등), 평의원(각 단체 임원 등), 사무국 등으로 구성됐다.

▲ 1940년 국민총력 통영군연맹원수. ⓒ 2005 거제타임즈

지방조직은 도(道)·부·군·읍·면·애국반으로 구성되었다. 도는 회장(도지사가 겸), 고문, 이사장, 이사를 두는 한편 필요에 따라 참여 및 평의원을 두었다. 부·군·도·읍·면은 이사장(부윤, 군수, 도사, 읍·면장 등이 겸)과 이사를 두고 필요에 따라 참여 및 평의원을 두고, 정·리·마을은 이사장을 정총대 구장 등이 겸하고, 애국반은 정동리부락연맹(町洞里部落聯盟)의 기본조직으로 대개 10호 단위로써 구성되어 반장이 대표를 맡았다.

이 단체의 성격은 일제의 대외침략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조선민중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이른바 총후(銃後)활동의 제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일제가 조선의 전 단체와 개인을 구성원으로 지역, 직장별로 각 단체들을 통합 개편해 만든 최대의 전시통제기구다.

또한 단체의 강령 전문을 보면, "국체(國體)의 본의(本義)에 기하여 내선일체(內鮮一體)의 실(實)을 기하고 각 그 직역(職役)에서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성(誠)을 받들어 협심육력(協心戮力)함으로써 국방국가체제의 완성, 동아신질서 건설에 매진할 것을 기함"에 있다고 적시했다.

국민총력 통영군연맹, 거제통영 친일인사들 대거 참여

1940년 12월 국민정신총동원통영연맹을 국민총력통영연맹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최대 친일단체로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다가, 1945년 7월 조선국민의용대 통영군대로 변경됐다.

통영총력연맹은 1940년 12월 11일 통영읍에서 군수, 거제·통영경찰서장, 장승포·통영읍장을 비롯한 각 면장, 학교장, 도·읍·면협의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결성식을 가졌다.

당일 오전 9시 통영신사에서 국기게양식을 시작으로 10시 30분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연맹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통영신사 대전(大前)에서는 통영읍회의원, 장승포읍장, 면장, 학교장, 금융조합장, 산업조합, 각 청년단, 경방단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결성식에 이어서 국민총력연맹 발족 기념 통영연맹 주최 강연회를 오후 1시 공립심상소학교 강당에서 개최하고, 경성 녹기연맹 상전용남(上田龍男)씨가 강사로 '황국을 세우는 세계를 지도하자'라는 제목으로 정세와 내선일체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 국민총력연맹은 지원병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사진은 지원병에 나서는 조선인 청년들. ⓒ 2005 거제타임즈

성전에 앞장서 거제통영 총력연맹 이사장들

1940년 12월 결성식 이후 통영군연맹 임원은 통영군수 이사장이며,  면 단위 총력연맹 이사장들은 신용우(白山容禹, 하청면장), 김옥선(金玉善, 慶山達雄, 장목면장), 장우형(張羽炯, 靑岸公明, 둔덕면장), 하백홍(河百洪, 河本光世, 거제면장), 조병륜(曺秉輪, 昌山秉輪, 사등면장), 유치규(柳致珪, 柳川芳雄, 일운면장), 김헌수(金憲洙, 金山憲洙, 동부면장), 윤철원(尹澈遠, 伊山澈遠, 연초면장), 정수천(鄭樹天, 東堯天, 용남면장), 조진(曺鎭, 立山棟一, 산양면장), 강성칠(姜星七, 南村星七, 도산면장), 김종식(金宗植, 金光恭秀, 광도면장), 김석계(金石桂, 往友石桂, 한산면장) 등이다.
 
통영총력연맹은 1940년 11월 10일부터 1941년 1월 10일까지 연말연시를 맞아 생활개선 강조운동을 벌이고, 1941년 4월 "국민총력운동의 내선일체화"를 위해 일본인과 결혼식을 갖고 표창식을 주기도 했다. 당시 결혼식 표창을 받은 통영군 출신들은 김정호(金本正浩), 하계호(河本啓孝), 원선이(元先伊), 동철국(東喆國) 등 4명이다.

또한 동부면 가배리 주민들은 면작(棉作) 수입금 61원70전을 국방헌금으로 김용화(金容華) 구장이 통영총력연맹에 기탁하기도 했다.

특히 하청면국민총력연맹은 시국강연회를 1941년 9월 15일 오후 1시 하청초등학교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박석규(朴碩圭, 朝山晴司)면장이 개회사, 오준근(吳弘哲, 吳島弘哲, 통영군속)·김사열(金杜烈, 高田芳韶, 통영군 교화주사) 등이 강사로 나섰다.

통영총력연맹은 애국반장 총력운동을 강화하기 위해 강습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1941년 9월 8일부터 24일까지 2읍 14개면에서 통영군 총력계 직원 등이 총출동해 "내선일체 국민총력운동을 실천하자"는 내용으로 정리부락연맹(町里部落聯盟)의 이사장, 애국반장을 동원해 실시했다.

총력연맹 수산단체 나서다

총력연맹은 행정기관에서 경제, 학교, 문화단체까지 조직을 확대했다. 통영수산단체들은 국민총력 통영군 수산연맹을 조직하고, 1941년 9월 25일 오후 2시 통영신사에서 결성식을 가졌다.

이날 결성식은 국기게양, 국가합창, 궁성요배, 출정황군 무운장구(出征皇軍 武運長久) 기원 및 전몰영령에 대한 1분간 묵도, 2600년 기원절 조서봉독(詔書奉讀), 통영군수 인사말, 경남도 수산연맹이사장 축사, 통영어업조합 이사의 황군신민의 서사제창, 천황폐하 만세삼창 등으로 이어졌다. 임원들은 통영군수 이사장, 통영군 내무·권업과장 이사, 황윤수(黃潤壽, 吉原正勝, 장승포어업조합 이사)·김재원(金在源, 金山在源, 욕지도어업조합 이사)·김영수(金榮洙, 金村吉祐, 경남도회의원) 평의원으로 선출됐다.

또한 통영수산연맹은 하부조직인 어업조합 단위 연맹을 관포, 성포, 욕지 어업조합(9월 28일), 원량, 한산, 산양, 거제어업조합(10월 19일), 용광, 장승포, 통영어업조합(10월 31일) 등이 각각 결성했다.

▲ 국민총력통영연맹 조직도. ⓒ 2005 거제타임즈

통영총력연맹, 지원병 모집에 나서

총력연맹은 태평양전쟁에 조선인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모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1941년 10월 24일 제2기 육군특별지원병 모집에 통영연맹은 90명의 청년들을 모집시켜 군대로 보냈다.

또한 통영연맹은 방공방첩영화 순회강연회를 1941년 11월 3·4일 양일간 통영 봉래좌에서, 12일 거제 장승포 공회당에서 각각 개최했다.

1944년 2월 통영연맹은 '성전(聖戰)을 위해' 비행기 2대를 헌납했다. 당시 비행기 헌납금 현황을 보면 통영읍 10만원(12,520원), 산양면 9,858원(완), 도산면 3,415원(10원 미납), 광도면 3,586원22전(280원 22전), 둔덕면 3480원(완), 일운면 10,305원(완), 하청면 5,905원(16원), 사등면 8,859원(36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