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춘 편집국장

지난 8월 한달동안 거제시에 허가난 아파트는 4,321세대로 전국 36,071세대의 12%를 차지 할 정도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는 같은 기간 경남 전체 주택 인.허가의 45.3%를 차지해 거제가 아직도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니 도시.건축분야 공무원들을 비롯한 관련 부서 직원들은 밤늦게 까지 퇴근도 하지 못한채 파김치가 될 정도로 힘들고 고통 스러움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론 공직자 본연의 의무이긴 하나 일과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이나 불을 밝혀놓고 일하는 공복(공복(公僕))의 자세야 말로 시민들로부터 충분히 칭찬받는 공직자상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다른 부서도 해당되겠지만 특히 지금 거제시의 도시.건축과와 전략담당관실에는 밤늦게 까지 불이 밝혀져 있다. 밀려드는 건축허가와 거제시 사상 가장 굶직한 현안 사업들이 눈앞에 닥쳐와 있기에 관계공무원들이 쉴 시간도 제대로 없는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이상 할 정도로 여전하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많으면 분명 칭찬과 함께 행정의 불신이 줄어 들어야 할텐데 뭔가 이상하다.

행정의 수장인 시장부터 말단 공무원 까지 모두가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 할 각오로 공직에 몸담았을 것인데 시민들이 행정을 불신한다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 거제 사회에서 시민들로부터 들려오는 얘기는 온통 개발에 대한 것 뿐이다.
문화 예술에 대한 얘기와 시의 미래 비젼을 위한 관광발전 등의 진취적인 얘기는 별로 들려오지 않는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가시적인 효과만을 노린 개발사업이 온통 신문이나 시의회의원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보니 마치 거제가 거대한 신도시 개발지역이 된 듯한 느낌마져 들때가 있다.
눈만 뜨면 고현만과 사곡 국가산단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아파트 인.허가문제를 둘러싼 이상한 각종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나가 거제사회를 온통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 추진하는 일들이 시민 개개인에게 흡족할순 없겠지만 대다수가 옳고 잘한다며 찬성해야만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현안사업들이 뭔가 잘못돼 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마디로 시민들이 흔쾌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아닌것 같기에 그렇다.

첫째, 현재 시가 야심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고현만 재개발 사업이다.
교통문제 해결과 도시민 휴식공간 확보를 위해 공공목적으로 꼭 필요하다면 반드시 시민들이 신뢰 할 수 있도록 설득을 이끌어 내야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라면 반대의 목소리가 워낙 강해 이 사업 자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서 솔직히 걱정 스럽다.
이와함께 연안심의위의 '보류' 결정이 그야말로 큰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봐야한다.

지금 상황에서 자칫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행정력 낭비 등으로 인한 엄청난 문제가 불거져 나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국가산단으로 지정 될 것이라던 '사곡만 해양플랜트 산단' 문제다.
6.4지방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을 즈음 난데없이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정이란 달콤한 선물이 우리시에 떨어졌다.

선거철만 되면 늘 그랬듯이 때 맞춰 국민들에게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것 처럼 큰 선물을 안겼기에 집권당으로서는 일단 활용은 100% 해먹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이곳이 반드시 국가산단으로 지정 되어야만 25만 거제시민들을 속인 결과가 되지않을 것이다.

그런데 항간에는 이상한 소문이 들린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이미 국가산단으로 지정됐다고 소문난 이곳을 또 다시 "국가산단으로 지정되게 해 달라"고 정부측에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대한 많은 의문점을 갖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이곳이 국가산단으로 이미 결정이 나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 이유는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온 시가지와 언론에 마치 이곳에 국가산단이 최종 승인된 것인양 '국가산단 확정'이란 에매모호한 문구로 시민들을 현혹 시켰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이곳에 국가산단은 어려워 들어도 보지못한 '특화산단'을 조성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사등면 주민들과 시민들은 "6.4지방 선거당시 분명히 '국가산단 확정'이라고 온 시가지에 플래카드 까지 나붙었는데 이제와서 국가산단을 지정해 달라고 하는 얘기가 무슨 말이냐"는 것이 의아해 하는 내용이다.

또, 국가산단이 아니면 일반산단 이지 '특화산단'이란 용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또다른 주장 내용이다.
해양플랜트라는 특별히 차별화 된 산업기지를 만드는 산단이라 이같은 이름을 붙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명칭이 에매모호 한것만은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만약 사곡만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지 않는 이상 이곳에 대한 개발은 반드시 멈춰야 할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뜻을 물어 결정할 사안이지만 달콤한 사탕 발림식으로 지역주민이나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중단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시민들은 공사비 부터 기업 입주까지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전제하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산단'이 될 것이라는 그나마의 기대 때문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런데 만약 이곳이 국가산단이 아닌 일반산단으로 변경된다면 큰 반발에 부딪치게 될 것이란 것은 불을보듯 뻔한 일이다.

120여만평에 달하는 바다를 매립해 공단을 조성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곳은 거제는 물론 남해안에서도 보기드문 최고 보존이 잘된 갯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 일본의 경우 없는 갯벌도 인공으로 만들고 있는 추세며, 인근 창원시 마산구의 경우도 항만 개발을 하면서 인공갯벌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정도다.
억만금을 주고서도 사라진 갯벌을 복원 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심폐기능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아까운 갯벌을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없앨수는 없기 때문이다.

셋째, 장목에 건립 추진하던 '해양플랜트 지원센터' 장소 선정에 대한 문제를 들수 있다.

당초 계획했던 설립부지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점이 발견 된 것이다.

국비 97억원이 정부예산에 반영돼 있는 상태에서 시는 당초 부지매입비 34억원과 부지조성비 70억원 등 111억원의 사업비면 충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사업은 오는 2030년 까지 2,3단계로 나눠 실시되기 때문에 오는 2016년에 끝날 예정인 1단계 공사비에만 시비를 제외한 국비 252억원이 투입된다.

2,3단계 공사는 1단계 보다 3~6배나 규모가 커 시비로 충당해야 할 부지조성비와 함께 국비 부담도 훨씬 늘어나게 돼 있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행정력을 동원해 추진해 온 장소선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국비를 환수 당할 위기에 놓이는 등 큰 암초에 걸린 것이다.

해양플랜트 지원센터는 연구와 실험을 해야 하는 시설이 많아 수심 8m 정도의 바다와 인접한 곳에 설치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시는 당초부터 이를 등한시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환경문제와 직결되는 산등성이가 있는 곳을 건립 예정지로 선정하고 이를 추진해 오다 결국 오늘과 같이 장소를 다른 곳으로 물색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넷째, 이미 허가난 청포산업단지의 기업입주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곡만 국가산단 기업 유치에 나서고, 이도 모자라 하청 덕곡 일반산단 계획을 승인 고시한 것을 들 수 있다.

오는 2016년 완공 목표인 하청면 덕곡리 838 일원 149,881㎡에 추진하는 덕곡일반산단은 민간개발 형태로 금속가공제품제조와 기타 운송장비제조업을 유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포산단이 기업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산단이 승인나는 것은 훗날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방해만 될 뿐 지역균형 발전과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산단의 경우 사업주가 기업유치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알고있지 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 행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계획 승인이 난 덕곡일반산단을 놓고 사등면 주민들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각종 의혹 제기와 함께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다 보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다섯째, 시장 공약사업으로 내년 착공 예정이라던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예산 전액삭감을 둘러싼 문제다.

지역 균형발전과 시 관광진흥을 위해 추진하겠다며 올 당초 예산에 부지매입비 5억워을 비롯, 실시설계비 5억원, 선박검증위원회(흥남철수작전에 투입됐던 미국의 메르디스 빅토리호) 활동과 관련해 회의수당 및 선박검증해외출장비 6천만원을 편성 했으나 특별한 사유없이 이번 추경 예산에서 전액 삭감됐다.

행정과 의회의 합작품이지만 말로만 하는 지역균형발전 운운한다며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승포지역 주민들의 심기가 극도로 불편한 상태여서 분위기는 심상찮아 보인다.

특히 이 사업은 권민호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된데다가 만약 이번 문제로 시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경우 현재 중앙부처에 신청한 국비 20억원의 확보도 불투명 해져 자칫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여섯째, 시장직을 걸겠다던 해양관광개발공사 문제다.

지난 2011년 의회와 언론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 권민호 시장은 자신의 임기동안 '흑자전환'을 못시키면 시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의미의 "시장직을 걸겠다"며 강행해 설립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시의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적자 흑자를 떠나 설평국 초대사장이 4대강 사업과 연관돼 구속된데 이어, 현재 포로수용소 유적관 아바타포 추락 관련 사고 등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 330억원의 거액을 들여 지난해10월 개관한 '거제포로수용소 평화파크'가 월 평균 전기세 499만6,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그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다 장평동 49층 노르웨이 숲 아파트 건립허가를 둘러싸고 벌어지기 시작한 지역 여론과, 상동동 포스코더샵블루시티 주택조합 아파트의 인근 민원예상지 가옥 5채를 매입하라고 한 시의 결정은 시민들로부터 행정의 신뢰를 크게 무너뜨리게 하고있는 예가 될 것이다.

시와 시민들을 위해 고생하는 공직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평가하는 시민들이 불신한다면 그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왕 시를 위해 고생한다면 대다수의 시민들로 부터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