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속에 할 말이 많다. 가장 가치 있게 표출 하는 방법은 글로 쓰는 것이다.
아이들 교육에 도움을 주려고 시작했는데 자존감도 높아졌어요.
누구나 한번쯤 문학소녀를 꿈꾸지만..... 잠재돼 있던 문학감성 터트려 줘

▲ 국산학부모 글쓰기 동아리 '설레는 첫걸음' 작품전

6일 오후 3시 거제 국산초등학교(교장 원순련)에서는 '설레는 첫걸음'이란 제목으로 시화전이 열렸다.

'국산학부모 글쓰기 동아리' 1기생들의 첫 작품전으로 학부모 작품 24점과 찬조작품 4점 등 회원 18명의 작품, 총 28점이 전시됐다.

43명의 문학소녀(?)들, 아니 어머니들로 구성된 '국산학부모 글쓰기 동아리'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원순련(61세)교장이 올 해 초 국산초등학교로 부임하면서부터다.

▲ 원순련 국산초 교장

원교장은 "거제시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여류 시인으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또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에게 ‘학부모 글짓기’ 교실을 개설해 직접 글 쓰는 법을 가르치면 자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4월부터 월 2회, 2시간씩 11월까지 운영하면서 글쓰기 지도를 했다.

글의 종류 알기부터 , 원고지 사용법, 3단계 동시쓰기, 일기쓰기, 생활문 쓰기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교육을 진행해 아이를 등에 업고 공부하러 오는 회원도 있을 만큼 학부모들의 열정과 호응이 대단했다.

원교장은 "글쓰기 동아리를 만든 것은 자녀 글쓰기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함도 있지만 여자들은 속에 쌓여 있는 말이 많아 글로서 가치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덤으로 회원들의 글이 각 종 백일장에서 수상까지 하게 되어 자존감이 높아지는 계기도 됐다"고 전했다.

▲ 회원 유윤미씨

회원 유윤미(35세)씨는 "올 3월 '학부모 글짓기' 회원모집을 한다는 안내장을 읽고는 가슴이 두근거렸다"면서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문학소녀를 꿈꾸지만 세월에 묻혀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잠재돼 있던 문학감성을 교장선생님이 터트려 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유씨는 타고난 감수성으로 시 쓰기 교육 효과를 톡톡히 봐 각 종 백일장에서 상을 도맡아 타는 등 문학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 했다.

▲ 성정화씨와 남편 박희석씨

또 아내의 시를 감상하던 성정화씨의 남편 박희석(41세)는 "아내가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은 알았지만 시화전에 출품까지 하니 글 쓰는 아내가 새삼 멋져 보인다"고 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란 시를 쓴 이수경씨는 "세월호 사고가 나던 날 앞집 아저씨가 다른 사고로 돌아가셨다"며 "가족이 함께 있어 행복하고 일상의 작은 행복에도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을 시로 표현했다"며 시(詩) 탄생배경을 얘기 했다.

동아리 총무를 맡고 있는 옥지숙씨는 "처음 계기는 자녀학습에 도움을 주기위해 시작했지만 많은 회원들이 거제참꽃여성백일장, 옥포백일장, 한글날 백일장에서 수상을 했다"며 "짧은 교육기간임에도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온 것에 대해 회원들도 놀랐다"고 전하면서 "시화전을 해보자는 원교장의 제안에 걱정도 됐지만 용기를 갖고 '설레는 첫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첫 시화전을 열게 되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시화전은 11월 6일을 시작으로 국산학예제가 끝 날 때까지 국산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에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