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을 통해 시작된 논쟁이 길어지는 이유는 상호간의 주장에 대해 이해부족이거나, 누군가 애써 숨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국장 김상훈씨는 첫 반론문을 도민일보에 올린 후,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와서는 ‘그날 직원들이 등산을 가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반론문을 올렸다’며, ‘약간의 혼동이 있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렇게 말해 놓고서는 다시 언론용 반론을 통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던 것처럼 위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대언론성 플레입니다.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밝혀야 되는 것이므로 다시 정리 해 드립니다.

첫 번째 사례인 ‘한내리 건’에 대해서 김국장은 ‘의견수렴 과정중의 공사행위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법으로 제재할 사항은 되지 못한다’는 사견을 거듭 밝혔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모든 환경영향평가는 일체의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받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지적한 사업체는 ‘환경영향평가대상’ 사업 부지에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전공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사후에 공사를 하지 않은 것처럼 허위로 환경영향평가협의를 신청하였습니다. 허위 서류가 들통 나자 이를 취하하였습니다. 내용은 이처럼 간결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사실을 김국장은 애써 복잡하게 곡해하고 있습니다. 김국장 이 업무를 맡은 지 몇 달되지 않았다고 솔직히 시인한 것처럼 여전히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가, 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대목입니다.

한내리 상황을 환경부와 직접 의논 했을 때, 환경부에서는 ‘위법 상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환경영향평가법에 초안이다, 본안이다 라는 것이 구문으로 뚜렷이 명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환경영향평가법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입법 취지를 중심으로 법리를 해석해야 타당하다’며, 환경영향평가법이 가진 본래의 목적상 구속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을 이미 받아둔 상황이었습니다.

환경부와 낙동강청의 담당국장의 말이 이토록 다른 이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예컨대 김국장은 중립적인 환경부 소속 공무원의 입장을 벗어난 사업자의 입장에 서서 법리를 편향 또는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반론에서 밝힌 김국장의 말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피의자의 변호사가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의 법리해석으로 보아지며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꾸준하게 제기해 왔던 문제인 ‘부실한 환경영향평갗에 대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오래 묵은 관성을 그대로 보여준 반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서정리 습지 건입니다. 당초 낙동강 유역청에 이 문제를 질의했을 때, 사실 담당자의 답변은 김국장의 말 바꾸기보다 더한 수준이었습니다. ‘서정리 습지에 사전환경성검토 전에 사전공사를 위해 토사를 쏟아 부은 현장을 보았느냐’는 우리의 질문에 ‘현장을 확인했는데 농민들이 농사용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흙을 가져다 놓았다고 말해서, 그런 줄 알았다’고 답변했습니다. 농사용이라던 그 토사의 양이 자그마치 24톤 트럭 1만대 분량입니다. 그리고 암석도 1만㎥ 정도 포함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농사용인지 아닌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대충 넘어가려고 ‘꾸무작거린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대목이 바로 이부분입니다.

이에 ‘도대체 현장에 와서 무엇을 보고 갔는지’를 강력하게 항의하자 그때서야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담당자는 답변하였습니다. 김 국장은 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할 당시 낙동강청에서는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고, 거제시가 사실을 확인한 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 스스로 중단한 상태였는데 마치 낙동강청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서 공사가 중단된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계속되는 거짓 주장에 실로 아연실색 할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초 서정리 습지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를 받지 않았음을 지적했을 때, 올라온 반론에는 스스로 시인했듯 진행과정의 업무를 파악하지 않은 채 ‘경남도에서 올라온 환경성 협의요청에 따라 사전환경성 검토위원에게 검토를 요청했다’며 동문서답에다 앞 뒤 문맥이 맞지도 않는 허위주장을 강력하게 폈습니다.

‘사전환경성검토’를 물었는데 착각을 한 탓인지 전혀 다른 사항인 ‘환경성검토’를 들이대며 반박을 했고, 또 그것이 틀렸음을 스스로 전화를 걸어와서 시인하고는 이곳 반론보도에서는 여전히 글자 한 두자를 넣다 뺐다하는 교묘한 글 장난을 하며 경남도민과 독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공직자의 올바른 처신이 아닙니다.

김국장 개인 한사람의 계속되는 거짓말과 실수로 환경부 산하 유역환경청의 전 직원들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실추시키지 않기를 바랍니다. 낙동강청의 국장이란 자리는 2~3년 만에 쉴 새 없이 이 부서 저 부서로 옮겨 다니지만 우리는 십 여년 동안 한 자리에서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고 반론하고 법리해석에 주목하는 일이 업무 중 대부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이같은 반론의 연장이 대충 넘어가서 무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있는 한 이 사회는 영원히 부정한 부분으로 낙인될 수밖에 없기로 이문제에 대해서 끝까지 간과하지 않으려 합니다. 끝으로 이 논쟁의 자리를 환경부 사이트로 이동할 것을 제안하며 마지막으로 충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공부는 끝이 없고 공부해서 남 주지 않습니다.’

/윤미숙(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