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 코앞에 두고 초선의원 2명과 해외 연수떠난 시의회 의장에 '따가운 시선'
거제역사와 지도를 바꿀 고현항재개발사업 관련해서도 '묵묵부답' 하는 이유는? 
해수부중앙연안심의회 "의회의견 반드시 법적 기속력 없다"며 무시당해도' 왜 가만있나?'
장평 49층 '노르웨이숲' 주상복합 건물 허가 사선제한 문제 제기만 하고 대책은 없다?
'의식개혁 범시민운동본부'관련 조례안 부결시켜 놓고 '의장, 의원 따로 국밥?'

▲ 문경춘 편집국장

최근 거제시의회를 향한 시민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다.

의회로부터 욕을 들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어 역대 시의회와 비교해 가장 나약한 '식물의회'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6.4지방선거를 거쳐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개원한지 불과 몇 개월 밖에 되지않는 거제시의회가 벌써부터 시민들로부터 이같은 비난을 받는다면 앞으로 남아있는 의정활동 기간 동안 의원님(?)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시의회는 풀뿌리민주주의의 최고 근간이자 시민들의 대표적인 대의기관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거제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 집행부인 거제시가 의회를 너무 경시하는 모습이며, 의회도 스스로 비난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고 있어도 별 무반응이다.

집행부의 경우 경시를 벗어나 한마디로 우습게 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물론 의회와 집행부는 시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충돌 보다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발전방향을 잡아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집행부나 집행부 수장의 일방적인 독선과 시민들 뜻을 무시한 잘못된 행동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를 견제하고 막아야 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자신을 대변해 줄 적임자라 믿고 귀중한 한표를 행사해 대표자를 뽑아 의회로 보낸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의회는 마치 스스로 무너지려하는 모래밭 위의 집 처럼 보인다. 어느 지방자치단체든 여야가 존재해 서로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제시의 경우 너무나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가슴은 답답할 뿐이다.

집행부가 의회를 너무 깔보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곳에서 발견된다.

시민들과 언론이 지적하는 내용에는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따른 의회의 '아일랜드형' 조건부 승인 일방적 무시 ▲고현항재개발 매립사업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해수부의 중앙연안심의회 '서면심의' 과정의 극비 신청 및 심의가 의회가 지역협의회 합의후 제출하라는 결의사항 조차 무시 ▲장평 49층 '노르웨이 숲'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승인 조건인 사선제한 적용시는 고현 앞바다를 수로로, 고현항재개발사업에서는 같은 지점을 상업지로 적용하고 있는 부분 등에 관한 것이다.

이와함께 현재 진행중인 ▲시 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 관리 위탁 문제를 놓고 시의회의 반발에도 불구, 시가 관련 규정을 무시해 가며 사실상 자신들이 관리하는 희망복지재단에 위탁 하려는 부분에 대한 것도 있다.

특히 의회 스스로가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 부분은 ▲ 최근 시장 공약사항 이행을 위한다며 추진을 강행하고 있는 '범시민운동본부' 설립 ▲예산 심의를 앞두고 의장이 초선의원 2명과 함께 자신들을 보좌할 3명의 공무원을 데리고 시비 1천100만원을 써 가며 해외연수를 강행한 사실 등이다.

거제시의 백년대계로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단연 으뜸인 고현항재개발사업에 대한 얘기부터 꺼내 보자.

권민호 시장이 직접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고현항재개발사업은 거제시의 랜드마크를 건립한다는 취지하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도시팽창으로 인한 도로와 주차문제 등을 해결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다분히 공익적 목적이 높은 개발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 왔다.하지만 이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 현재로서는 "매립이 된다" "안된다"를 놓고 아직까지는 아무도 장담 할 수 없는 상태다.

반대대책위까지 구성 돼 있는 등 매립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워낙 많아 분명히 이 사업은 시민들의 뜻을 물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압도적인 여론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는 최근 '아일랜드형(인공섬)'으로 고현항재개발을 조건을 붙혀 찬성한 의회의 뜻을 완전 무시한채 그냥 공사하기 쉬운 '매립형'으로 강행하는 방향으로 밀어 부치고 있다. 그것도 이 사업과 관련, 매립을 놓고 가장 중요한 해수부의 중앙연안심의회에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모든 자료를 '서면심의'로 통과 시키면서 의회 의결사항을 철저히 무시했다. 심의 결과 20여명의 심사위원 중 찬성 18, 반대 2로 나왔다니 시가 그 동안 어떤 일(?)들을 벌여왔는지 보지 않아도 의심할만한 구석이 많다.

의구심이 가는 것은 심의회가 이에 앞서 잠정적으로 심의보류를 결정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며, 거제시가 제안한 사업임으로 시민의 의사를 역행치 않을 것이라던 해수부의 당초 발언을 정면 배치해 가며 이번 심의는 누가봐도 이해할 수 없는 서면심의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의회와 시민, 언론도 서면심의를 신청했다는 사실을 뒤에 알았을 뿐 시 담당과장이 절대로 일방적으로 신청하지 않겠다던 약속도 깨고  이런 중대한 일을 극비리에 진행시킨 이유를 짐작만 할 뿐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문제에 대해 시의회는 이상하리 만큼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다.

경남 최대 건축물로 허가난 장평 49층 ‘노르웨이 숲’주상복합 아파트는 당시 사업승인 조건에서 건물 층수를 결정하는 사선제한시 고현만재개발사업 부지인 바다가 상업지로 도시계획까지 그어져 있었지만 바다라며 수로로 전제 허가했는데 이 건축물의 허가 목적이 이루어 진 후에는 이 바다를 고현항재개발사업에서는 다시 상업지역으로 예정해 두고 있는 이중성을 보인다.  허기기준의 잣대가 고무줄 처럼 자의적으로 이용된 것이어서 엄격히 따지면 불법으로 확대해석 될 수 있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49층 건축물 높이는 상업용지를 사선제한으로 삼아 다시 재조정 돼야 된다는 얘기가 있다. 이런 주장은 지금 시민들 사이에 갖자지 의혹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 일고 있지만 의회는 별 반응이 없다.얼마전 야당의 한기수의원이 의회에서 사선제한 등 이와 관련된 문제점을 주장했지만 야당의원의 주장이라며 평가절하 된 채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다.

이와함께 현재 진행중인 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 관리 위탁문제를 둘러싸고 의회의 반발이 심한데도 시는 자신들이 사실상 관리하는 희망복지재단에 관리권을 넘겨주기 위해 관련 법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사례들은 집행부가 의회를 경시한다고 여겨지는 사항들이지만 의회 스스로가 시민들로 부터 지탄받는 일을 애써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권민호 시장의 공약사항임을 전제로 추진을 강행하고 있는 ‘범시민운동본부 설립준비위원회’가 2차 회의를 마쳤으며 참석자들은 대부분 추진취지에 공감했다는 시의 보도자료가 지난 17일 발표된 사실이 있다.
이 사안은 이 회의에 앞서 개최된 제 172회 시의회 임시회 의안으로 상정됐다가 해당 상임위에서 부결 처리된 안건이다. 심지어는 상임위 부결안건이라 본회의에는 상정 조차 되지 못했다.

그런데 시는 의회의 이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 만큼 시장을 중심으로 준비위원회를 계속해서 열고 있다. 한마디로 의회쯤이야 부결하든 말든 고현항 매립 조건부 승인때 처럼 구애받지 않고 시장이 마음대로 강행 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25만 시민 대표 대의기관인 의회의 뜻을 무시하는 이같은 시의 행위는 바로 시민들의 뜻까지 무시하는 처사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횡포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더 기가 찬 일은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이 자신이 이끌고 있는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부결한 내용과 직결되는 일에 의회를 대표해서 참석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범시민운동본부 설립과 관련해 조례안까지 부결한 이 운동 본부의 추진취지에 의회를 대표해 동참한 것은 동료의원들의 뜻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니 밖에서 거제시의회를 향해 ‘식물의회’라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소문을 퍼뜨리고, 또 이같은 소문이 꼬리를 물고 나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다 24일 반대식의장과 옥삼수, 김경진의원 등 3명의 시의원이 시의 내년도 살림살이를 다룰 예산심의를 목전에 두고 19일부터 24일 까지 자신들을 보좌해 줄 공무원 3명까지 데리고 연수 명목의 외유성 해외 나들이를 떠났다. 이 일을 놓고 의회 자체에서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예산심의가 오는 12월 8일부터 시작되는데 의장이야 경험이 많아 괜찮다 치더라도 2명은 초선의원이라 많은 공부가 필요한 실정이다. 시 발전을 위해 해외연수도 좋겠지만 적절한 시기 선택도 중요하다.

국회의 경우 국정 감사보다 오히려 예산심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온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그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같은 시기에 해외 나들이를 나간 의장 등 의원 3명에 대해 어느 시민들이 잘한 일이라고 박수를 보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구멍가게도 아닌 25만 시민을 위해 필요한 엄청난 예산을 놓고 심도있는 심의를 해야하는 중대한 업무를 코 앞에 남겨 두고 제 1회 추가경정 예산심의를 경험해 본 사실이 있어 별 문제가 없을것이다는 의회의 해명자료는 거꾸로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거제시가 의회 의결을 무시하고, 의회가 시민들이나 언론의 비판을 무시하는 지금의 거제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잔치에 여념이 없으니 딱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