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지역경제활성화의 버팀목인 '거제사랑상품권'이 발행 9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5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경제 침체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거제시에 따르면 올해 거제사랑상품권의 판매액은 10월 31일까지 81억여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는 올 말까지 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 2006년 처음 발행된 거제사랑상품권은 57억여원의 판매를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오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180억원을 기록하며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 왔다.

▲ 거제사랑상품권

그러나 올 상품권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대우조선해양 45억, 삼성중공업 5억, 거제시청 43억, 일반시민 19억여 원을 구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 48억여원, 삼성중공업 100억여원, 거제시청 17억여원, 일반시민들이 22억여 원을 구매했다.

결국 삼성중공업의 상품권 구매가 저조한 것이 올 상품권 판매 최대 급감 원인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0.6%가 급감한 87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해양플랜트 시장 위축과 LNG선 수주실적 감소로 수주목표 150달러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무산, 임금협상 난항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거제사랑상품권 구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제사랑상품권 판매액 급감은 곧바로 지역경제 침체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거제 최대 도심인 고현, 옥포, 장평 등의 상인들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3~50% 정도가 감소하는 등 침체된 지역경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을 정도다.

장평동 상인 ㄱ씨는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올해는 거제사랑상품권으로 구매하는 시민들이 크게 줄었다"며 "아무래도 조선소가 힘들다 보니 시민들의 지갑도 함께 닫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고현동 상인 ㄴ씨는 "매년 거제사랑상품권이 매출에 큰 도움을 줬는데 올해는 상품권이 거의 안들어 온다"며 "시민들도 되도록이면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시민 ㄷ씨는 "솔직히 거제시는 양대조선소에 의지율이 너무 높다"며 "지금처럼 조선소가 힘들어지면 거제지역경제 자체가 흔들리는 것도 거제시가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제사랑상품권은 지난 9년동안 870억원의 판매액을 올리며 전국에서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지역상품권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