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민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매우 오랜 것이다. 그 욕망은 생존에 대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수렵생활에서 벗어나 농경생활을 시작한 이래 토지는 인간의 삶을 지탱해 주는 기둥이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토지가 없는 사람들의 삶은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삶이며 토지가 있는 자의 의지에 전적으로 지배 될 수밖에 없는 비참한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토지가 아니라도 개인의 생존을 보장하는 많은 수단이 있다. 또한 토지로 인해 다른 자의 의지에 속박당하는 일도 거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토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아직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토지의 유한성. 토지소유권의 독점 배타적 성격이 인간의 본질적 이기심에 가장 부합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욱이 토지를 향한 무한 경쟁이 토지가격의 끊임없는 상승을 가져오자 토지를 갖고자하는 욕망도 비례하여 높아 갔던 것이다.

석가는 최초의 설법에서 욕망이야 말로 고통의 근원이라고 말하였다.

아마 그처럼 욕망을 아낌없이 멸하여 버린 현자는 부동산을 소유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산주의 사회가 되면 인간의 본성이 변하리라 생각한 어떤 사람의 생각이 착오였던 것처럼 인간의 이기심은 금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며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보통사람의 욕망도 결코 식지 않을 것 이다. 결국 우리가 선택할 길은 두 가지 뿐이다.

부동산을 소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거나 아니면 부동산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멸하여 버리는 것이다. 나는 몇 년 전 어느 월간지에서 강원도 산골짝이 에 사는 노인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노인은 버려진 집에 살며 뜰 앞의 채소밭을 가꾸고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매달 지급되는 쌀 한 포대와 20만원에 의지하여 부인과 행복하게 산다고 했다.

환하게 웃고 있던 사진 속의 노인은 돈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도 얼마정도는 저축할 수 있다고 자랑했었다.

내가 잘 아는 노인은 100억에 가까운 재산이 있다고 했다. 그래도 돈을 벌려고 애쓰는 그에게 이유를 묻자 월급쟁이 의사인 외아들에게 생활비를 보태주고 병원을 차려 주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부동산을 팔수가 없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이었다.

위의 예가 극단적일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위의 두가지중 하나에 속하는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그리하여 만족 할 줄 모르는 욕망의노예가 되어 고통 속을 헤 메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산속에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니며 다른 자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도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는 인간은 정신이상자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럴 수만 있다면 이 비정한 사회의 부동산을 향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경쟁은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하며 욕망은 절제되어야 건강에 좋은 것임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 승리자를 부러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부동산을 더 많이 소유하였다고 해서 그의 삶이 자기 삶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러한 잘못된 생각은 스스로의 자존심을 손상시켜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나라면 그 경우 경쟁의 와중에서 한 발 물러나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욕망의 노예는 비급하다. 스스로 만족하는 자 만이 행복하다"

포도를 따먹지 못하여 돌아서면서 여우가 내뱉은 말 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삶의 지혜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