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전원주택 시대'

▲ 손영민

전원주택 이라고 하면 잔디가 깔리고 연못이 있는 그림 같은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까닭에 전원주택에서 산다고 하면 폼 나던 때도 있었다.

언덕위의 하얀 집. 그림 같은 별장을 연상하는 세대들에게 전원주택을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즉 지금까지의 전원주택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거나 세컨드하우스 개념이 강했다. 전원주택이 이 처럼 왜곡되게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것은 아파트처럼 작은 평수에서 시작해서 다양한 평수로 늘려가는 사회적 검증절차가 생략됐기 때문이다.

전원주택하면 무조건 크게 지어야 한다고 생각 했으며 언론도 이에 편승하여 전원주택이라 하면 호화롭고 큰 집으로 몰고 간다. 이제 전원주택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전원주택도 사용자의 주거목적과 개성, 경제적 규모에 맞게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로 지어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는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거주자들의 만족도와는 동떨어진 주택의 양적공급에만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급속히 개발되기 시작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주택의 양적 공급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동안 아파트의 편의성에 밀려 미래의 꿈처럼 접어두었던 주거에 대한 정서적 욕구가 요즘처럼 높아진 때도 달리 없다. 요즘 들어 더 높아진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전원주택 생활자들의 만족도가 항시 높았던 것만은 아니다.

교통이나 근린생활시설들이 불편하여 상시 거주해 사는 사람들은 그 불편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 또 분양차익과 가격상승이 뛰어난 아파트와 비교해 보았을 때 투자 가치가 떨어지고 전원주택 마련 시 한꺼번에 목돈이 들어가 자금부담도 컸다. 그러면서도 갑자기 자금이 필요해 팔려고 하면 아파트처럼 쉽게 팔리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 매력도 작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지역마다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기존 도로들이 확포장 되면서 교통은 편리해졌고 생활 편의시설들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시골도 도시 못지않게 생활하기 좋아졌다. 특히 주거공간으로서 도시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도시민들은 공기 맑고 흙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시골 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다 부동산시장 환경도 변해가고 있다. 아파트는 거품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토지나 전원주택지에 투자해야 하는 시점으로 지금이 적기라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제 전원주택의 실질적 소유계층은 30. 40대 젊은 층이 되고 있다.
부자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며 서민들에게 꿈속의 집만이 아니란 것이다. 출퇴근을 하는데 심리적 거리가 짧아졌으며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어 출퇴근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이것은 30,40대들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경관이 좋은 입지에 투자하려는 성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런 현상들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소득수준이 상승되자 삶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문화를 찾는 수요자도 늘어날 것이다.

요즘은 전원주택을 찾는 풍속도도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주거 형. 실버 형. 주말 형. 하프 앤 하프. 임대형 등 그 형태 역시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전원주택의 부활, 제대로 된 개념의 전원주택 시대가 비로소 열리는 것이다. 이제 전원주택은 일부 계층의 주말주택이나 별장개념의 과시용 주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주거용 주택 이어야한다. 전원주택이라고 하면 크고 멋있게 지어야 된다는 잘못된 인식, 전원주택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전원주택도 재테크가 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