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전원주택 시장

▲ 손영민

정보가 돈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땅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바로 부와 직결된다. 땅은 그 쓰임새에 따라, 시대에 따라 투자성이 변하기 때문이다. 땅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두기만하면 가격이 부풀어지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엔 부동산이라고 해도 소모품처럼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땅은 법에 따라 그 이용성이 좌우되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미래가치를 판단할 수 없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배가 아픈데 치과를 찾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땅을 사려면 그에 맞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위를 보면 안타까운 상황들이 많다.

어렵사리 모은 큰돈을 움직이는데 전문지식이 없는 친구나 친척을 통해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보지도 않고 땅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이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땅을 고르기 위해 스스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소액일수록 더욱 그렇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이용하지 않고 지인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개보수를 아끼려다 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결과를 왕왕 볼 수 있다.

도로를 내 준다는 구두약속만 믿고 이용가치가 전혀 없는 맹지를 속아 사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잘못 투자하면 평생 땅문서만 품에 안고 골병드는 것이 토지 거래이다. 이처럼 토지시장에는 아직도 재래식 관습이 많이 남아 있다.

토지의 정보는 아파트처럼 미시적으로 세분화 되지 않기 때문에 거시적 개념을 분석해 정보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토지의 정보가 거시적인 이유는 아파트와는 달리 땅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땅은 계절에 따라, 아침과 저녁에 따라, 또는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달리 보인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땅의 가치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지 않으면 지나치게 비싼 땅을 구입하게 되거나 속상해 하며 헐값에 처분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1980년에는 지방의 임야나 농가주택의 거래가 성행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여윳돈이 생긴 도시민들이 농지는 소유할 수 없고 대지와 임야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 투자와 투기가 병행하던 시기였다. 땅에 대한 재테크적 가치를 알지 못했던 시골사람들은 '대지'를 구입하러 가면 '돼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토지거래의 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990년대에는 아파트가격파동으로 지방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국토이용 변경과 농지법 개정으로 농지거래가 자유러워지고 준농림지역의 농지나 임야에 집을 짓기가 쉬워져 농지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었다.

이때도 사두기만하면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토지를 잘못 개발하여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전원주택이 붐을 일으킨 것도 이 시기이다. 정년퇴직한 사람들을 수요층으로 잘못 잡아서 개발업체들은 부도를 면치 못하게 되었고, 중산층들에게 과중한 융자부담을 안기고 전원주택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지은 전원주택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당시 하루에도 수십 개의 업체에서 단지를 분양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필자는 1990년대에는 한건의 단지도 소개한 적이 없다. 이때 쏟아진 전원주택들은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별장 형으로 결코 주거 개념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99년 초 IMF를 거치면서 새거제신문을 창간한다고 하여 그동안 정리했던 전원주택 관련정보들을 제공했다. 전원주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년8월부터는 거제타임즈를 통해 전원주택에 관한 생각들을 지금까지 연재 하고 있다.

아직도 사람들은 전원주택이 재태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이용하기가 불편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재태크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전원주택도 재태크가 될 수 있다. 3천만 원부터 3억 원까지 실로 다양한 것이 전원주택시장이다. 이렇게 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전원주택이나 땅을 구입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재태크로 연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