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원주택인가’
한껏 달아오르던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부동산 실거래가신고제도가 시행되어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매매가 쉽지 않은데다 경기불황으로 내수 시장마저 위축돼 투자자들이 잔뜩 움츠려 있기 때문이다. 투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앞으로의 부동산시장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장기투자자들 가운데 토지시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부동산으로 몰리던 시중의 여유자금이 단기 금융시장으로 떠나가고 부동산 담보대출마저 감축되면서 투자자들의 돈가뭄이 심하다.

그러나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됨에 따라 토지시장의 전망은 비관적이지 않다. 물론 실수요자 중심의 도시 근접 형 출퇴근전원주택과 주말 텃밭을 가꾸면서 이용하려는 주말주택시장 등으로 양분되겠지만 그런대로 수요가 풍부해 시장의 활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말주택을 이용하려는 사람과 노후생활을 대비하기 위한 펜션사업 수요도 많아 전원상품시장은 여전히 인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도 사람들은 전원주택이 재태크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이용하기가 불편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재태크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전원주택도 재태크가 될수 있다. 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전원주택이나 땅을 구입할 수 있으면 이것이 바로 재태크로 연결되는 것이다.

필자는 20년 넘게 부동산 중개를 하고 있지만 아파트 계약서 한 장 써보지 않고 오직 토지와 농가주택만을 거래해왔다. 택시기사들은 1년이면 7만km정도를 다닌다고 하는데 필자는 1년에 적어도 2만km를 다닌다. 중개업을 하면서도 1990년대에는 현장작업자로 2000년대에는 현장작업과 중개를, 2010년도에는 컨설팅을 해왔기 때문에 주로 혼자서 답사를 다닌다. 이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가족들로 부터는 남들처럼 편하게 아파트나 취급하지 고생을 사서한다고 핀잔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땅을 보고 중개를 하는 것이 즐겁다. 피곤하지만 단 하루라도 사무실에 있으면 답답하다. 보람된 일도 많다. 전원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래저래 돈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에게 싼 농가주택을 구해 주었을 때 만면에 시름이 걷히던 표정을 잊지 못한다. 이런 필자를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정년이 없는 직업이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필자가 처음 땅을 보게 된 동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1980년대 말경 잦은 술자리로 건강이 좋지 않아 걷는 것조차 불편하던 때도 있었다. 건강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시골의 토지를 보러 다니게 된 것이 땅과 인연을 맺은 시작이었다. 물론 현재는 그때보다 훨씬 건강하다. 한 길을 걷다보니 나름대로 토지를 보는 영감(靈感)도 생겼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분들이 음택지(陰宅地)를 찾는 다고 하여 소위 정감록에 나온다는 몇 십억 원짜리 명당 터도 다녀 보았다.이런 음택지 가운데는 서민들이라면 기천만원에도 사지 않을 땅도 있었다. 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에 따라 전원주택시장도 누군가 나서서 길을 잡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왔다. 필자는 이제 그동안의 토지관을 정립하여 토지의 미래가치를 판단하고 전원주택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려한다.

2015년은 전원주택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해가 될 것이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전원주택의 수요자는 주로 30,40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값 비싼 별장식 전원주택이 아닌 주거 형 전원주택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 기고문에는 이러한 전원주택 주 수요층에게 꼭 필요한 사항들을 담을 생각이다. 주거형 전원주택을 고를 때의 원칙, 잘못 알려진 상식에서부터 택지를 보는 요령까지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