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임지도 활용하기 나름이다"

▲ 손영민

부산에 살고 있는 선배가 한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주변에 알고 지내는 분이 이번에 정년퇴직을 하게 되어 전원생활을 할까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가롭게 텃밭이나 가꾸고 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느껴져 요즘 유행하는 펜션을 시작해 볼까 하고 많은 곳을 다녀도 보았으나 부인이 반대를 해서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막상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던 회사에서 퇴직 했을 때에는 아무도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었으나 가족이 있다 보니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서 가족회의를 한 결과 부산 근거리에 평수는 크고 가격은 저렴하면서 재테크도 될 수 있는 부지가 있으면 일부에는 전원주택과 정원을 만들고 일부는 처분하여 집을 짓는 비용으로 조달하려고 계획했다.

마침 거제면 옥산에 일부 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임야 3.500평정도 가 매물로 나와 있어 자문을 구하고 있었다. 평당 8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고 토목공사비도 별로 들지 않는다고 생각되는데 어떤 용도로 사용 가능한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거제면은 거제시의 남서향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소재지인 옥산리 는 7번 시도가 지나며 동부면으로 이어지는 1018지방도에서 1km 남짓 떨어져 있어 주변에 전원주택단지가 많이 형성되어있다.

본 의뢰지 는 남향과 동남향 부지로 3/4정도는 15도 미만의 완경사지며 1/4은 동향부지의 급경사지여서 길목에 축사와 주변묘지들을 가려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고 비교적 전원주택을 개발하는데 큰 문제점이 없다. 단 준 보전임지600평은 형질변경허가를 얻어 산림훼손을, 관리지역 전 180평은 전용허가를 얻어 동호인 전원주택 3채 정도를 지을 수 있다. 보전임지에는 활엽수인 참나무 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공해를 예방하고 환경을 정화 해주는 역할을 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사람들은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평당 얼마라는 기준을 가지고 표준적인 가치로 계산하려고 한다. 부동산 개개의 특성이 지니는 조건이 가격을 산정하는데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의 구획된 토지 내에서도 분양가가 다르고 신규아파트를 분양해도 방위와 층수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면서 전원 부지를 구입 할 때는 평당 가를 중요시 한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참고할 사항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좋다.

요즈음 중요한 것은 평당 가보다는 상하수도이다. 한때 도로나 전기 가설비용이 문제가 되어 언론에 알려졌고 그 후 전원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도로 문제를 확인하려 들지만 아직도 평당 개념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평당 얼마의 개념보다 중요한 것은 총액 대이며 또한 부지를 구입하고도 집을 짓지 못하는 경우는 상하수도 문제에서 발생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농지전용이나 임야 형질변경으로 집을 지으면서 지하수가 개발되지 않아 생각지도 않던 비용으로 기천 만 원 이상 들어가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보면 본 의뢰지역은 지하수량이 풍부하다는 것이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다.

임야라도 다 같은 임야가 아니다. 개발을 할 수 있는 임야도 있고 경치만 보아야 하는 임야도 있다. 형질을 변경하여 전원주택이나 공장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임야가 준 보전 임지고 농업, 임업, 수산업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임야가 보존 임지다.

본 의뢰지 는 대부분 보전임지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사람들은 보전임지는 묘지용이나 땔나무용 밖에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 의뢰지 는 전원단지에 접해있어 묘지용으로는 사용할 수도 없고 벌목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보니 전혀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린벨트 임야처럼 사적으로는 활용할 수 없고 공익 차원에서나 보전가치가 높은 임야로 여기고 구입을 꺼리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도 준 보전임지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보전 임지도 잘만 활용하면 가치가 상승되어 재테크가 될 수 있다. 보전임지도 농업인들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며 일정기간 지나면 다른 용도로 변경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본 의뢰 지를 구입하여 준 보전 임지는 전용하거나 형질 변경하여 용도별로 사용할 수 있고 보전임지는 위에서와 같이 농민이 된 뒤에 표고버섯재배 사나 사슴농장, 유자농장 등으로 3천 평까지 개발할 수 있어 관리사옥 등을 지을 수도 있다.

이렇게 활용하기에 따라 재테크 측면에서도 효자 부동산으로 듬직한 노후 설계가 될 것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사람들은 국토이용계획원의 용도 란만 보고 보전임지로 되어 있으면 임업용임지인지 공익용 임지인지 확인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잘만 활용하면 재테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나쳐 버리는데 이는 법을 이용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확인을 해보면 분명 가치를 상승 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땅을 사 두기만 하면 투자수익이 생기는 시대가 아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투자수익을 증대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준 보전임지만 개발하고 보전임지는 그대로 두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다시 처분 하려고 한다면 투자수익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매입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