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 사고의 발생원인

▲ 손영민

최근, 아주동에서 발생한 부동산 중개사고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부동산 거래사고의 발생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오랫동안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직자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쓴다.

이른바 자본주의 경제원칙 아래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래는 지금까지 자율적인 규제에 맡겨져 왔으며 2014년, 제도로 실시되기 시작한 공인중개사법 시행 이전에는 거의 공적인 규제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과거 공업화. 도시화로 인한 인구의 도시집중현상과 2010년대 초까지 계속된 인플레와 통화평창, 무역외 수입의 호조 및 국가재정평창에 따른 석유파동은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이 되었으며 이와 같이 팽창된 통화는 투기성자금으로 흘러 인플레에 대한 쐐기 및 수익성,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토지, 아파트 등의 부동산 시장으로 몰림으로써 미증유의 부동산 투기의 과열상을 나타냈으며 복부인, 악덕 부동산업자들의 양산 및 국민들에게 한탕주의의 심리가 야기 되었다.

그래서 가수요충족을 위한 토지, 아파트의 거래량은 급증하였고 등기제도의 미비, 결함에 편승한 악덕부동산업자의 농간으로 미등기 전매행위가 유행처럼 되는 등 거래는 극도의 무질서와 난맥상이 노출 되었으며 많은 희비극을 낳게 되었다. 이러한 부동산 거래의 무질서는 필연적으로 지가의 양등을 초래 하였고 거래물량 면이나 거래빈도수에서 급격한 증가를 초래함과 동시에 부동산 투기가 성행, 각종 부동산 거래사고가 발생하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되었다. 부동산 거래사고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제도적인 원인으로 부동산 등기제도의 취약점을 들 수 있다.

등기에 공신력이 없다. 동등한 형식주의의 민법을 채택하고 있으면서도 서독 같은 경우는 부동산 등기에 공신력을 부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공신력이 없다.

다시 말해 등기공무원에게 실질적 심사권이 없다는 얘기다. 등기공무원은 등기 사항에 관하여 그 진실성의 여부를 조사,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사 권리가 주어져 있지 않고, 등기공무원은 형식적인 서면조사만 할 권리를 갖고 있어서 형식적인 요건만 구비되어 있으면 접수, 처리할 수밖에 없다.

공부에 등재할 수 없는 권리관계, 즉 등기능력이 없는 공부의 권리관계가 존재하는 사실로서 유치권,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광천권, 온천권 등이다. 이러한 권리관계는 등기부 기타의 공부상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판별할 수 없는 불완전한 권리 관계의 부동산도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부동산의 거래에 있어서 사전에 공. 사법상의 규제 및 권리관계에 대한 충분한 조사, 확인과 분석을 대행하여 거래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여주는 대행전문기관이 사회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둘째, 사회적인 원인으로, 사회적인 혼란과 토지이용의 규제증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8.15해방 후의 격동, 6.25에 의한 대혼란, 4.19~5.16에 이르는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사회질서가 극도로 혼란했다. 이 틈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은 부동산의 협잡이 이루어져 왔다. 60년대 후반기부터 경제발전이 진행되고 공업화 되면서 공업용지, 택지 등의 토지 수요가 급증하게 되어 토지가격이 상승된 데다, 70년대의 도시집중화와 핵가족화 현상은 주택수요의 증가와 더불어 주택 란을 가중시켜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점차 부동산투기와 부동산 거래질서의 문란도 늘어나게 되었다.

80년대부터는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부동산소유권에 따른 부동산 투기의 과열과 부동산거래질서의 문란을 가중 시켰다. 8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투기현상이 심화되자 이른바 8.8조치를 비롯하여 매년 1개정도 규제조치를 취한바 있으므로 종래보다 더욱 복잡한 거래절차를 거치게 되었고 이에 따른 법률적 행정적, 기타 전문적인 지식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부동산 거래에 관한 지식이 미비한 자나 이러한 지식을 이용하려는 자로 인하여 부동산 거래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셋째, 개인적인 원인으로는 부동산 관계지식의 부족과 당사자의 경솔 무경험에 있다고 봐야한다.

우리들은 오랫동안 부동산 활동은 상식적인 행위범주에 속하는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의 매매나 임대과정에서 소유자와 등기부상의 권리자가 동일하기만 하면 소유권에는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거래하고 있다. 즉 등기부와 실제관계의 부합문제는 거의 도외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발생한 부동산 중개사고의 경우는 공인중개사법(공인중개사 업무 및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27조)상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매매, 전세 임차권 행위금지 가처분 사실을 기재하여 임차인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중개행위로 볼 수 있다. 임대차의 경우는 등기부에 등재할 수 있는 권리관계인 매매, 전세, 증여, 임차권설정 등 일체행위를 금지하는 행위금지 가처분이 등재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임차인은 등기부를 열람해보지 않은 경솔함과 무경험이 화를 키웠다고 할 수 있다.

거래 당사자가 경험이 있거나 조금만 신중을 기한다면 방지할 수 있을 간단한 성질의 사고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고는 당사자가 성급하게 경솔한 처리를 하거나 경험이 없으면서 타인의 조력을 받지 않음으로 부동산 거래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