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 과장 '뇌물수수혐의사건 ' 5차공판--전 건축과장 9천만원 조성 관리 경위 진술  
이모 전 거제시 건축과장(현4급 공무원, 구속)과 김모 거제수협조합장(불구속)과 조합장의 동생 김모씨(불구속), 이모 건축업자(구속) 등 4명이 연루된 뇌물수수혐의사건에 대한 5차 공판이 2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7호 법정에서 김성원 판사(형사3단독) 주재로 속행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에서 신청한 이모 전 건축과장과 변호인 쪽에서 신청한 룸싸롱 사장 이모씨 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이모 전 건축과장 출석 진술 - "돈 받은 적 없다" 뇌물수수 부인
만난 시점과 정황 검찰 쪽 주장과 달라
이모 전 건축과장은 ㅂ룸싸롱에서 김 조합장(당시 도의원)과 이모 건축업자를 함께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뇌물수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만난 시점이나 만날 당시 정황에 대해서도 이전에 증인으로 나왔던 건축업자 이 모씨나 전 대표이사 김 모씨의 증언과는 다른 내용이 나왔다.

이전 증언에서 건축업자 이 모씨는 김 조합장의 동생 김 모씨의 전화를 받고 문제의 술집에 갔으며, 자신이 갔을 당시 이미 이 모 전 건축과장과 김 조합장이 술자리에 먼저 와 있었고 문을 열고 들어설 때 김 조합장이 돈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건네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 모 건축과장은 자신이 김 조합장의 전화를 받고 갔을때 이미 이 모 건축업자와 김 조합장이 와 있었으며 자신은 서너 잔의 술만 마시고 6~7분 뒤 그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 모 전 건축과장은 그 자리에서 김 조합장으로부터 "동생 친구니 잘 부탁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으며 김 조합장의 동생이 공사에 필요한 자재납품을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만난 시점에 관해서도 검찰의 공소사실과 이 모 건축업자, 김 모 전 대표이사의 증언과는 달리 2014년 1월 중순이 아니라 2013년 12월 초~중순경이라고 말했다. 이 건 상동동 117세대 오페라하우스아파트에 대한 거제시 건축위원회 심의가 2013년 12월 하순에 있었는데, 그보다 1주일 전쯤에 만났다고 밝혔다. 이모 전 건축과장은 애초 검찰조사에서는 2014년 1월경이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이 만난 시점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검찰과 건축업자 이 모씨는 건축위원회 심의 후에 시로부터 계속 보완 조치가 내려져 2014년 1월경 뇌물공여를 계획하게 되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 모 건축과장과 변호인은 건축위원회 심의 이전인 2013년 12월경으로 주장하면서 보완조치와는 상관이 없고 따라서 뇌물수수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타인 명의 차명계좌 통해 9천만원 현금관리 드러나
공직자 신분으로 스크린골프장 직접 운영···재산등록에도 빠져 있어

창원지법 통영지원

이날 공판에서는 이 모 전 건축과장이 자주 가던 또 다른 유흥주점 ㅂ룸싸롱의 대표 ㄱ씨(여)의 차명계좌를 통해 상당한 금액의 현금을 관리해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된 검찰의 증인 신문이 시작될 즈음, 이 모 전 건축과장의 변호인이 사건과 상관없는 질문이라며 부당하다고 하자 검찰은 뇌물수수사건에서 돈의 출처와 사용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며 반박했다. 결국 재판장이 검찰의 입장에 손을 들어줘 관련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모 전 건축과장은 ㄱ씨의 계좌에 2014년 2월부터 12월까지 대 여섯 차례에 걸쳐 약 9천만원의 현금을 입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돈이 업자로부터 받은 뇌물이 아니냐고 묻자 이모씨는 자신이 동업하던 스크린골프장 운영 수익금과 처가의 재산처분으로 생긴 현금을 보관하다 입금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검찰에서 진술한 '도박으로 딴 돈 수천만 원이 포함돼 있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그는 공무원 신분인 2009년경 전 후에 동업하던 스크린골프장 사업이 잘돼 한 달에 3백~5백만원씩 27개월 가량 모았으며 2010년 "권민호 시장이 취임 후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처분하라고 해서 두어 달 만에 처분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자신의 통장에 입급하지 않고 굳이 차명계좌를 이용한 이유를 묻자 "재산등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해 공직자 신분으로 겸직해서 번 '정당하지 못한 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5년 동안 현금으로 보관하던 돈을 2014년에 통장에 여러차레 나누어 입금한 사유에 대해서도 "집(아내)에서 한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 모 전 건축과장은 2014년 12월말 50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건축업자 이 모씨가 길에서 자신의 윗옷 호주머니에 봉투를 넣기는 했으나 자신이 그 봉투를 도로 빼내 길 바닥에 떨어뜨렸고 그 이후 일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다.

두번째 증인, 룸싸롱 대표···"세 명 만난 건 2013년 11월말~12월 중순"
이 모 전 건축과장 보석 재청구···재판부 "피고인 심문 후 허가 여부 결정"
이날 변호인의 신청으로 두번 째 증인으로 나선 ㅂ룸싸롱 대표 이 모(남)씨는 이 모 전 건축과장, 이 모 건축업자, 김 조합장 등 3명이 만난 시점에 관해 2013년 11월 하순~12월 중순 즈음이라고 답했다.

또한 당일 술자리에는 이 모 건축업자가 제일 먼저 도착했고 김 조합장(당시 도의원)이 곧 올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김 조합장이 뇌물을 전해줬다는 건축업자 이모씨의 증언과는 만난 정황이나 일시가 상당히 다른 내용이다.

업주 이 모씨는 일자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 연말이라 술 손님이나 수금관계 등이 있어 정신이 예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날 1백여만원의 술값을 김 조합장의 아내가 현금으로 계산했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결제 날짜를 증명할 현금영수증 발행이나 장부기록 등이 없어 근거가 희박하지 않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본인 기억이 확실하다"고 거듭 답했다.

한편 이 모 전 건축과장의 변호인은 이번 재판에 앞서 이 모씨의 보석을 재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날 재판 말미에 5일에 있을 피고인 심문을 끝낸 후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6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마무리한 검찰과 변호인 쪽은 오는 5일 피고인 심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피고인 심문이 끝나면 이달 말쯤 검찰의 의견서 제출(구형)과 변호인 쪽(전 건축과장 1명, 건축업자 1명, 김 조합장 형제 1명)의 최후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이후 2주에서 1개월 이내에 재판부의 판결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사건의 1심 최종 결과는 7월 중순경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거제뉴스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