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남짓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6차 공판이 5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3 단독 김성원 판사 주재로 속행됐다.

이날 공판은 피고 5명(건축업자 이모씨, 거제시 전 건축과장 이모씨, 거제수협조합장 김모씨, 그의 동생 김모씨, 건축업자 회사의 전 대표이사 최모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으로 진행됐다.

건축업자 이모씨, 전 건축과장 이모씨, 전 대표이사 최모씨는 이미 한차례 증인신문을 받은 상태에서 김모 수협조합장 형제가 처음으로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을 받았다.

검찰의 200여가지 증거신청에 이어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김모 형제는 뇌물공여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뿐만 아니라 건축업자 이모씨의 아파트 신축 사업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씨 형제는 김 조합장, 전 건축과장 이모씨, 건축업자 이모씨 등 3명이 만난 사실만 인정했을 뿐, 만난 시기나 만난 당일의 정황, 만나게 된 경위, 건축업자와의 사업연관성, 공모혐의, 뇌물공여 등 나머지 일체의 기존 증언이나 검찰 주장을 부인하거나 반박했다.

김 조합장, 만난 사실만 인정···나머지 검찰 주장 전면 부인·반박
김 조합장은 뇌물공여를 공모했다는 건축업자 이모씨와는 뇌물수수 시점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2014년 1월보다 한 달 전쯤 동생 사무실에서 동생 소개로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3명이 만난 자리에서 사업 얘기는 전혀 오간게 없으며, 자신은 건축업자 이모씨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동생이 부탁해 잘알고 있던 건축과장을 소개해 줬으며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잘 봐줬으면 좋겠다'는 일반적인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동생이 왜 부탁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이유를 모른다"고만 답했다.

ㅂ룸싸롱에서 만나게 된 것도 2013년 12월이며 만난 경위도 당일 낮에 동생의 사무실에서 소개받고 당일 저녁에 만났던 것으로 말해 하루 만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에 만나 뇌물공여를 공모했고 다음날 저녁에 ㅂ룸싸롱에서 만났다는 건축업자의 이모씨의 증언과는 다른 내용이다.

검찰이 올해 초 체포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동생에게 맡겼고, 동생이 전화기를 초기화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추궁하자 김 조합장은 "당시 수협조합장 선거 준비중이었고 전화기에 선거와 관련된 내용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화기를 초기화 한 것은 동생이 알아서 한 일이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모씨, 건축업자와 사업관계 부인···"검찰의 짜집기"
김 조합장의 동생 김모씨는 건축업자 이모씨를 2012년 사등면 두동에 있는 땅 매매 계약당시에 처음 알았다고 진술했다. 김모씨와 15년 전부터 알았고 친한 관계라는 건축업자 이모씨의 주장을 전면 반박한 셈이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그는 또한 이모씨와는 사업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뇌물수수를 공모한 이유 중의 하나로 아파트 신축사업을 통해 김모씨가 사업상 이익(신탁 알선 수수료, 자재납품)을 기대했고 긴밀한 관계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짜집기", "황당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적극 반박했다.

압수수색 당시 자신의 컴퓨터에서 신탁관련 사업계획서 등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도 "같이 사무실을 사용하던, 신탁알선을 맡았던 윤모씨가 사용한 것"이라며 자신은 아파트 사업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사무실에서 형을 소개시켜 준 만남도 낮 시간이었다고 말해, 저녁 퇴근시간 무렵에 김모씨 사무실에 가서 뇌물을 주기로 공모했다는 건축업자의 증언이나 같이 차를 타고 간 최모 대표이사의 증언과는 달랐다.

뇌물로 전해준 1천만원을 갚으라는 독촉전화에 대해서도 건축업자와 최모 대표이사, 김모 대표이사의 증언과는 달랐다. 뇌물이 아니라 자신이 신탁업무과 관련해 쓴 돈 1천만원을 돌려달라고 한 것이었다는 기존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도 뒤집어 이모씨와의 사업상 연관성을 철저하게 부정했다.

그는 이날 답변에서 당시 신탁업무를 맡아보던 윤모씨가 형편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건축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돈이라도 좀 주고 일을 시키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윤모씨가 형편이 어려워 7백만원 가량을 빌려줬다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건축업자 이모씨를 형인 김 조합장(당시 도의원)에게 소개시켜 준 이유에 대해, "당시 (수협조합장) 선거를 준비중이었고, 이씨가 고향에 어느 정도의 표가 있다고 해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고 답했다.

검찰이 1천만원 뇌물로 의심하고 있는, 2014년 1월경 김씨의 사업체 계좌에서 인출된 1천만원에 대해 변호인과 김씨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던 임원 급여(3명분)라고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전 건축과장, 건축업자 마지막 피고인신문···기존 진술 되풀이
이모 전 건축과장은 술집에서 만난 당일 상황에 대해 자신이 제일 나중에 합석했으며, 5분~10분밖에 머물지 않았고 돈을 주고 받을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며 지난번 증언에서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건축업자 이모씨는 3명이 만난 당일, 자신이 ㅂ룸싸롱에 제일 먼저 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점은 술집 사장의 증언과 이날 김 조합장의 증언과 일치한다.

다만 이씨는 처음 갔을 때 아무도 없어 그 집을 나왔다가 1층 ㅇ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중 김 조합장 동생과의 전화통화에서 "올라가라, 돈은 형님이 다 준비해서 갔다"는 말을 듣고는 두 번째로 올라가 룸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 조합이 이 건축과장에게 돈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또한 김 조합장의 동생으로부터 빌려준 1천만원의 뇌물을 갚으라는 독촉전화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이날 피고인신문을 끝으로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은 모두 끝났다. 남은 일정은 변호인의 최후변론과 검찰의 의견서제출(구형)인데, 이달 25일 오후 3시30분 206호 법정에서 열릴 계획이다.

다만 건축업자 이모씨의 이 건 외 또 다른 형사사건에 대한 증인신문이 18일 있을 것으로 예정돼 있어 당일 증인신문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일자는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거제뉴스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