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대표적으로 내거는 슬로건은 ‘천혜의 관광지’와 ‘세계 1위 조선산업도시’이다.

거제는 외도보타니아를 비롯한 장사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및 테마파크, 죽공원, 해금강, 바람의 언덕, 여차해안로 등 관광지와 대명콘도 및 펜션, 관광호텔, 유스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충분히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다.

가라산, 노자산, 계룡산 등 거제 10대 명산은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린다.

하지만 관광지마다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하다. 주말이나 연휴기간에는 대표적 관광지로 진출입하는 도로에는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까지 겹쳐 불만은 극에 달한다.

거제시 홈페이지에는 매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어김없이 학동에서 바람의 언덕이나 해금강으로 가려고 했던 관광객들이 ‘다시는 거제에 안 간다. 불편하니 가지 마라’, ‘주말에는 거제는 교통지옥이다’ 등 불평의 글이 도배한다.

주말이나 연휴에 바람의 언덕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을 지나면서부터 차량이 밀려, 1~2시간 후에야 겨우 바람의 언덕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영~거제 해금강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기사는 차량들이 도로에서 꼼짝하지 않자, 아예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기다린다. 사정을 잘 아는 지역 택시기사들은 주말이면 학동이나 해금강 방면으로 가자는 요청을 거절하기도 한다. 고현동 등 도심지에서 출발, 도장포나 해금강까지 갔다 나오는데 반나절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도장포 삼거리에서 도장포주유소까지 2차로에서 3~4차로 확장공사가 이달 중에 마무리되나 교통정체가 해소될지 의문이다.

도장포마을 주민들은 “이 도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오히려 도로변에 주차공간을 만들어주는 격으로 더 심한 정체현상이 예상된다”면서 “심각한 교통정체 해소 방안을 찾는 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교통정체의 원인이 되고 있는 바람의 언덕 입구 주변에 교통안내요원 2명 이상 배치, 관광버스 도장포 주유소 승·하차 후 해금강주차장 이용 등을 제안했다.

10년 전 토목공사를 준공한 후 매각에만 전념해 온 해금강휴양시설지구(3만6000여㎡)를 주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세다.

시가 새 주차공간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휴업 중인 학동유람선을 도장포유람선 선착장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해상운송도 필요하다. 특히 해금강휴양시설지구에서 바람의 언덕까지 연결돼 있는 동백·후박나무 터널 섬&섬길을 활용한 교통분산 수용으로 ‘교통지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대한다.<경남신문 이회근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