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태풍 '매미'로 거제 전 해안에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일부 낚시꾼들이 수해복구현장 주변에서 낚시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일운면 와현, 예구 일대는 해일로 인해 주택 52가구 전파되어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매일 주민과 공무원, 군인, 경찰 등이 나와 전파된 가옥과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수해현장에서 예구로 넘어가는 도로에 주차한 낚시꾼 차량 때문에 복구도 늦어지고 있다.

한 낚시꾼은 "전기도 오지 않고, 태풍 때문에 어장 그물이 터져 여러 어종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나왔다"며, "옆에 복구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라고 계면쩍은 표정을 지었다.

와현 수해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는 와현 이장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네. 지금 온 동네가 전쟁터 같은데 낚시한다고 저 날리 피우니 할 말이 없다"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한편, 거제시는 "우리시 전역이 엄청난 태풍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이웃의 아픔을 무시한 채 낚시를 하거나 여가활동을 함으로써 빈축을 사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달라"고 가두방송을 하고 나섰다.

거제시 공보계 관계자는 "지금 거제 전역은 피해가 극심해 상당수 주민들은 실망과 아픔을 겪고 있다"며, "이에 시민들은 낚시보다 인근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가 위로의 말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4일~16일 일운면 와현, 예구, 구조라 지역, 장목면 유호, 하유 지역, 동부면 가배리 일대, 능포방파제, 장승포 방파제 등에 다수의 시민들이 나와 낚시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