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맹독 ‘파란고리 문어’에 물리는 사고 발생
지난 10일 협재해수욕장에 독문어 나타나
지난 10일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에 나타나 관광객의 손을 문 맹독 ‘파란고리 문어’. 작고 색상이 특이해 호기심을 발동시키지만,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지난 10일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에 나타나 관광객의 손을 문 맹독 ‘파란고리 문어’. 작고 색상이 특이해 호기심을 발동시키지만,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국립수산과학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열대성 맹독문어인 ‘파란고리 문어류’에 물려 피해를 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앞바다에 등장한 맹독문어
복어맹독 ‘테트도톡신’ 갖고 있어-1mg정도도 치사량
지난 10일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고둥, 게류 등을 채집하던 김 모(38) 씨는 5cm 크기의 작은 귀여운 문어를 발견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김 씨는 자세한 관찰을 위해 이 문어를 손바닥에 올려 아이들과 함께 구경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한 이 문어가 김 씨의 손가락 중지를 콕 물어버리고 만 것. 그때부터 그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김 씨는 119에 연락해 긴급하게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손뼈가 시릴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어지러움 증상은 계속됐다.

“이렇게 작은 문어가 무는지 처음 알았어요. 물리니 바로 피가 났고, 벌에 쏘인 듯 욱신거리고, 마비증상이 동반됐어요. 그제야 이게 독문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잡았던 문어가 맹독성 문어라는 것을 알아낸 김 씨는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의 고준철 박사는 한 눈에 해당 문어가 ‘파란고리류 문어’라고 확인해줬다. 이후 김 씨는 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전문의를 찾았고, 그나마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파란고리문어류’는 10cm 내외의 작은 크기지만, 복어류에 있는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강력한 독을 지닌 맹독문어다.

호주 등 해외에서는 물림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지역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김 씨의 경우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피해사례다.

이 문어의 맹독 1mg만으로도 사람이 사망할 수 있으며, 적은 양의 독에 노출되더라고 신체마비·구토·호흡곤란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이 문어의 몸 표면의 점액과 먹물에도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측은 “파란고리류 문어가 제주 앞바다에서 발견되고 있는 만큼 화려한 형태나 색상을 지닌 문어류·물고기류·해파리류 등은 절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10일 제주 북서부의 협재해수욕장에 나타난 맹독 ‘파란고리 문어’에 물린 30대 남성의 손가락. 이 문어는 작고 색상이 특이해 호기심을 발동시키지만,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강력한 독을 갖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