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추석을 앞두고 지급돼야 하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아 노조 및 노조조합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IMF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당시에도 임금체불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조합원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5일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사측이 추석 상여금과 휴가비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 22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정기승급분(2만3천70원) 외 기본급 동결, 경영위기극복 격려금 200%(10월 30일 100%, 12월 말 100%), 교섭타결 격려금 130만원(9월 25일), 무사고달성 격려금 100만원(10월 31일), 주식매입지원 50%(12월 말), 회사주식 150주(10월 이사회 이후)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고 24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추석연휴가 지난 후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노사 합의로 지급됐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옥포조선소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대우조선은 올해 2분기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IMF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워크아웃 당시에도 조합원들의 임금 및 복지가 축소되긴 했으나 임금체불까지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임금체불은 조합원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각자 연차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개인당 약 300만원, 회사 전체적으로는 1천억원에 가까운 여름 휴가비 및 추석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라며 “25일 오후 교섭타결 격려금 130만원이 지급됐으나 이마저도 노조가 강력히 항의함에 따라 겨우 받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측이 상여금 및 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음에 따라 당장 고향으로 떠나야 하는 조합원들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노조는 사측에 ▲체불임금의 즉시 지불 ▲임금체불 재발 방지 확약 ▲경영진의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한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추석 대목에 임금체불로 노동자들이 돈을 풀지 못하게 되면 조선경기 불황으로 죽어가고 있는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는 체불임금의 즉시지급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극단적인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현금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워크아웃 당시에도 없었던 임금체불 사태의 이유가 대우조선에만 한정되는 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 대규모 손실을 신고한 이후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우조선 채권단이 대우조선의 자금줄을 더욱 틀어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번 임금체불 사태도 채권단의 이와 같은 행태와 연관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