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통한 중소조선사 전환

▲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STX조선해양

자금난에 빠진 STX조선해양에 4500억원이 투입되고, 930여명의 인력이 감축되는 등 추가 구조조정이 실시된다. 또한 조선소 규모 및 선종은 대폭 축소해 기존 국내 대형조선소와의 경쟁사가 아닌 중소조선소를 지향하게 된다.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주감소가 불가피하고, 채권단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산업은행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11일 “실사결과 자율협약 상태로 기업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근본적 사업구조 재편 및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1조5000억원대의 부실을 낸 후 자율협약(채권은행 공동관리)을 체결했다. 이후 STX조선해양은 지난 10월까지 864명(24.4%)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채권단은 우선 3~5%에 달하는 대출금리를 1%로 인하하는 조건으로 4530억원을 투입해 선박건조자금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자율협약시 4조5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결의한 후 지난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자금을 집행했다. 이번에 투입된 4530억원은 현재까지 집행되지 않은 금액이다.

채권단 측은 “추가 신규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건조자금 활용으로 기수주 선박을 건조·인도해 선수금환급보증(RG)을 해소하고 6조원에 달하는 채권단 익스포저도 축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채권단은 조속한 재무구조 등의 개선을 위해 추가 인력 감축 및 비핵심 자산 매각을 실시한다.

STX조선해양은 자율협약 후 24%의 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추가로 930명(34%) 감원하게 된다. 우선 이달 중으로 480여명의 인력 감축을 완료하고, 오는 2016년 말부터 450명을 감축한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전 임직원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해 원가 절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채권단은 STX프랑스는 재매각을 추진하고, 800억원 규모의 비영업용 자산도 조속히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건조능력 및 선종은 대폭 축소해 중소조선사로 본격 전환하게 된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는 기존 5개였던 선대를 2개로 축소한다. 또한 7만t급 탱커선 및 해상LNG주유터미널(LNGB) 등 STX조선해양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선종을 특화시켜 운영하게 된다.

반면 해양플랜트 및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은 수주가 중단된다. 채권단은 향후에도 현금성영업이익(EBITDA)를 창출하는 선종만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고성공장의 경우 오는 2017년 초부터 블록공장으로 전환해 국내 대형조선사의 하청공장으로 운영된다.

채권단은 향후 추가 자금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시 별도의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실행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기존 대형조선사와의 경쟁회사에서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다운사이징(Down sizing)돼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국내 조선업계 과잉공급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대외여건 악화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회사의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EB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