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까지 짜내는 철강·조선업계 등 재계 위기경영
정성립 대우조선해양사장, 권민호 거제시장도 경차 이용에 앞장 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선 조선업계는 10원이라도 더 아끼기 위한 눈물겨운 비용 절감이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삼성중공업과 이에 화답하려는 거제시와 거제시의회의 노력도 시민들에게 전해지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거제에 근무하는 임원들 차량을 모두 경차로 교체했다고 20일 언론매체들이 이를 보도하고 있다.  지난 18일 최근 전사 대토론회에서 나온 비상경영 지침을 세부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과제들에 대해 부서별로 설명회도 가졌다. 지난 5월 말 55명이었던 임원 숫자는 41명으로 줄었고 300여 개 그룹은 부 단위로 격하돼서 200여 개부로 감축된 이후에 추진되는 과제다. 이날 부서별 설명회는 뭐라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 경차를 이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예전에는 김포에서 김해로 비행기를 타고 간 후 김해에서 셔틀헬기를 타고 거제로 출장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거제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출장을 가는 게 일상화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책자로 발간하던 사보까지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직원들에게 매년 1부씩 나눠주던 신년 달력도 올해부터는 중단했다. 임원들도 해외 출장 시 6시간 이내 거리는 이코노미석을 탑승하도록 하는 등 마른 수건을 짜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권민호 거제시장은 이미 조선업계의 부실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관용차를 없애고 택시로 출퇴근하다가 경차로 출근하는 등 경제위기와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했다. 공무원들에게 근무복을 착용케 한다거나 경조사비를 거절하거나 열린 시장실로 시장실을 개방하는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경제의 어려움 극복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조선업계의 위기경영은 지역경제와 지자체의 재정에도 바로 연계돼 내년도 거제시 지방세 세수가 약 300억원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행정에서도 불요불급한 예산을 감소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거제시 의회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부족한 세수부분을 대체하기 위한 고육지책마련에 온 힘을 기울이면서 한결같은 목소리로 조선업계와 호흡을 함께하자고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도에 의하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내년 흑자 달성을 목표로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긴급 사장단 회의, 전 임원회의를 잇달아 개최해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계열사 사장단은 급여 전액, 임원들은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고, 조선 관련 계열사는 부서장 급여 10%를 반납하기로 했다는 것.

현대중공업은 인건비와 각종 경비를 절감하고 시설 투자를 축소해 현대중공업 3500억원, 그룹 전체로는 5000억원 이상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별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 경차 타고 다니는 권민호 거제시장 모습

<아래는 철강 관련 등 매일경제 기사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 동향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매일경제가 보도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위안화가 단기적으로 절하될 가능성이 높아져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도 중국 업체들이 열연강판을 국내산보다 30% 이상 저가로 공급하면서 시장 질서가 혼란스러워졌는데 이번 조치로 중국 업체들의 덤핑 공세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강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H형강 덤핑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섰고, 지난 7월 30일부터 5년간 28.23~32.72%의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이끌어냈다. 과잉 공급과 수요 부진으로 심각한 불경기에 직면한 철강업계는 이렇게 반덤핑 제소까지 불황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몸집을 불리는 데만 익숙했던 포스코는 최근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다.

포스코는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자'는 전략에 따라 계열사별로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전체 사업구조를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트레이딩 등 4개 분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포스코는 2017년까지 경쟁력이 없는 국내 계열사 25개, 해외 연결 법인 64개사를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하이알, 뉴알텍, 포스코-우루과이 등을 매각했고 연말까지 19개사 매각 또는 지분 매각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연간 5000억원 이상 비용 절감 계획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는 전략에 따라 연구개발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은 기술연구소 내에 자동차강재센터와 에너지강재센터를 신설해 기술 분야 수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계열사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영업력 확대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7월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한 후 해외 SSC(스틸서비스센터)를 확보하게 됐으며, 자동차 강판 공급 체계를 일원화하는 계기가 됐다.<관련기사>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정자 "나 부터 경차 탄다" 문경춘  |  mun42013322@hanmail.net   승인 2015.05.15  16:37:51  |    거제 사내 작업현장(야드) 둘러보는 차량, 중형에서 경차 '모닝'으로 바꿔 차량 지급받는 임원들, 덩달아 소형차로 바뀔 듯     ▲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 내정자 대우조선해양에 참신한 새바람이 불고 있다. 사장 내정자 스스로가 비효율적인 예산을 아끼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몸소 나섰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타고 다닐 차량에 대한 몸집 줄이기다. 현재 각 팀 별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정성립 사장 내정자가 최근 자신이 사내에서 타고 다닐 차량을 경차로 바꿨기 때문이다. 바뀐 차량의 차종은 기아에서 생산하는 모닝 이다. 사장의 경우 지금까지는 쉐보레사의 2,000cc급 크루즈 승용차를 지급받아 작업현장을 둘러보는 등 야드와 사내를 다닐 때 사용해 왔다. 이같은 사장 내정자의 소형차 변경우로 인해 이 회사에서 차량을 지원받고 있는 임원급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사장 내정자가 경차를 타는데 눈치 때문에 중형차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방침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모두 경차로 바뀔 것으로 보고있다. 다른 회사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차량 지원을 받고있는 이 회사의 임원급은 그룹장이나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해당되며, 약 100여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숫자로 미뤄보아 경차로 바뀔것으로 예상되는 차량 대수는 100여대 가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임원에 들어가는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되는 일반회사의 인사규정 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전문위원과 수석위원을 거쳐야만 상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임원들 역시 2,000cc급의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있지만 회사 전체 분위기로 봐서는 경차로 모두 바뀔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회사관계자는 "임원들의 차량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이지 확실히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며 "현재 회사 분위기로 봐서는 경차로 바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정성립 사장 내정자의 경우 이미 경차로 바꾼 상태다"며 "이는 조선소를 책임진 사장 스스로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비용을 절감 하려는 모습을 스스로 전 사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장 내정자가 허리띠를 졸라맨 모습에서 한때 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시끄러웠던 조선소에 작아 보이지만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음을 실제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조선소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 까지 사장 인선문제 등으로 인해 그동안 바라다 보았던 조선소를 달리 보고있다. 친정으로 돌아 온 정성립 사장 내정자가 탄탄하고 내실있는 회사로 만들어 갈 것이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달 29일로 예정 돼 있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사장으로 선임 될 정성립 사장 내정자의 이같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스스로의 몸집 줄이기는 대주주주인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성립 사장 내정자는 오는 6월 1일 정식 대표이사로 취임 할 예정이며, 취임 직후 세계 3대 선박 전시회 중 하나인 '노르쉬핑'에 참석하기 위해 노르웨이를 방문 할 계획에 있다. 취임 첫 일정도 수주를 위해 해외출장으로 시작 할 계획이다.    거제시에 없는 3가지는 \ 승인 2015.12.09  04:23:47  |    부자도시’인 경남 거제시에는 세 가지가 없다. 우선 시장실이 없다. 권민호(59) 거제시장은 2010년 7월 취임 후 본관 2층 시장실을 없앴다. 대신 1층 민원실 옆에 ‘열린 시장실’을 꾸몄다. 처음엔 직원도, 시민들도 당혹스러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가던 시민들이 “어, 시장님이시네”라며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권 시장은 “커피 한 잔 하세요”라며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행정의 답은 현장에 있어요. 시청에서 시민들 목소리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곳이 민원실이라 여기로 시장실을 옮겼죠.” 지난 10월엔 열린 시장실에 ‘시민고충처리담당관실’이란 별도 조직을 만들고 접수된 민원을 즉시 처리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시장실을 옮긴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거제시는 전임 시장 3명이 모두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됐다. 꼭 집무실에서 비리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몰래 돈봉투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바꾸고 싶었다는 게 권 시장의 설명이다. 거제시엔 평상복을 입은 공무원도 없다. 시장을 비롯해 모든 직원이 이름표를 단 근무복을 입는다. 누구나 공무원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해 비리·부정을 저지를 여지를 없애려는 취지에서다. 처음엔 반발도 많았지만 직원들도 차츰 말과 몸가짐을 조심하게 됐다. 권 시장은 “근무복을 입으면 민원인을 친절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정직과 청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관용차도 없다. 취임 후 5년간 택시로 출퇴근하다 지난해 말 사비로 경차를 구입했다. “시민 여론도 듣고 세금도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생각에서였다. 출근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직원 전용 주차장이 꽉 차 주차할 곳을 못 찾아 애를 먹기도 한다. 권 시장은 어렵고 힘든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집 없는 사람들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인 것도 ‘반값 아파트’였다. 2010년 거제 아파트 분양가가 700만~800만원이었는데 절반 가격에 아파트를 지어 서민들에게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기는 쉽지 않았다. 300만원대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사실상 땅을 공짜로 사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거제시가 특정 용지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시행자에게 합법적으로 용도 변경을 해주고 용지 일부를 기부 채납받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실제로 거제시는 2013년 3월 지역 건설사인 평산산업㈜이 소유한 땅 15만1040㎡ 중 농림지 5만2803㎡를 용도 변경해주고 이 중 2만4093㎡를 기부 채납받았다. 이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되는 등 몇 차례 무산 위기도 맞았다. 그러다 지난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반값 아파트는 진정한 서민 정책”이라며 적극 지원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재추진됐다. 시는 이 터에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 등 총 575세대를 건립할 계획이다. 일부 땅에는 공무원 기숙사도 추진한다.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완공한다. 권 시장은 “요즘 거제는 비상사태”라고 했다. 조선업 장기 불황에 악재까지 겹치면서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거제상권이 급격히 침체되고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전통시장과 대형매장의 매출이 20~25% 줄었다”며 “중소기업 이자 지원을 확대하고 거제사랑상품권 판매를 늘리는 등 모든 부서가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선 도전은 하지 않겠다. ‘머슴처럼 일한 청렴한 시장이었다’는 평가 속에 박수를 받으며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위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