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44척 수주…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이끌어

▲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 Partial Re-liquefaction System)’ 개념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이 개발한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 Partial Re-liquefaction System)’가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글로벌 선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외 경쟁업체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선주들의 입소문을 통해 인정받고 있는 PRS는 대우조선이 수주한 거의 모든 LNG선에 장착되고 있으며 이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수주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달 중순 PRS를 장착한 첫 번째 LNG선인 17만3400㎥급 ‘크리올 스피릿(Creole Spirit)’호가 옥포조선소에서 인도될 예정이다.

티케이(Teekay)가 발주한 이 선박은 만디젤(MAN Diesel)의 ME-GI 엔진과 대우조선이 개발한 PRS를 적용함에 따라 초기투자비용과 유지관리비를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국제 대기배출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글로벌 선주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 창사 이후 가장 많은 35척의 LNG선을 수주했는데 이중 32척에 PRS가 적용된다.

LNG선은 운항 중 액체상태인 천연가스가 자연적으로 기화되는데 PRS는 기화된 가스를 재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설비다.

재액화설비는 대우조선 이전에도 국내외 업체들이 개발한 바 있으나 추가적인 냉매 압축기를 사용하지 않고 증발가스 자체를 냉매로 사용해 재액화시키는 기술은 PRS에 처음 적용됐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자연기화가스(BOG, Boil Off Gas)의 온도가 영하 120~130℃ 수준인데 이 정도면 훌륭한 냉매라는 점에 착안해 BOG의 재액화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연구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함께 설치되던 냉매 압축기 없이도 BOG를 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PRS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냉매 압축기를 사용하는 기존 시스템은 메탄가스 1kg 액화에 시간당 0.7~0.8KW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BOG가 통상 시간당 4t 정도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BOG 액화에 시간당 3200KW의 전력이 소요되는 것이다.

하지만 PRS를 적용할 경우 이와 같은 전력소모가 없으며 이로 인해 선주는 연간 최대 560만 달러의 선박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PRS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선주사는 캐나다 티케이로 비용협상(Commercial Meeting) 과정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은 티케이 측이 먼저 기술협상(Technical Meeting)을 대우조선에 제의해 이뤄졌다.

설명을 들은 티케이 경영진은 PRS 적용을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티케이 실무자가 3개월간 서울에 상주해 대우조선으로부터 PRS와 관련한 교육을 듣는 열의를 보였다.

PRS는 냉매 압축기가 없어 전력소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기존 설비보다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업체가 적용한 시스템은 BOG를 선박 연료로 활용하는데 선박이 19.5노트로 설계된 최고속도로 운항할 때와 저속 운항할 때 발생하는 BOG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속도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는 BOG를 전부 활용하지 못해 일부 남는 BOG는 연소시켜버리거나 연료로 사용할 BOG가 부족할 경우 임의로 BOG를 발생시켜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PRS는 선박연료로 사용하고 남는 BOG를 재액화시켜 전부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선박운영비 절감과 손실되는 화물의 최소화가 바로 PRS의 장점이며 이와 같은 경쟁력은 티케이를 비롯한 글로벌 선주들의 입소문을 타고 발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력의 우위는 대우조선의 LNG선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 35척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거둔 대우조선은 LNG선 발주가 급감한 지난해에도 9척을 수주하며 2년간 LNG선만 총 44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이 10척(LNG-FSRU 2척 포함), 삼성중공업이 7척 수주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조선의 수주행진은 압도적인 수준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타 경쟁사들이 비싼 외국제품을 수입해 적용할 때 대우조선은 10여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주요 선주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향후 모든 선주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춘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EB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