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언 전 대우조선해양부사장

현대중공업이 정방언 전 대우조선해양 기술총괄 부사장<사진>을 전격 영입했다고 14일 아시아투데이가 단독 보도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쌓은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저장하역설비(FLNG) 기술 역량 등을 활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것.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빅3 출신 부사장급 이상 인사가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최근 정 전 부사장을 자사 촉탁 임원으로 영입했다. 전 직장인 대우조선해양에서 기술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만큼 그룹 리스크 매니지먼트팀 팀장에 보임됐다.
 
리스크 매니지먼트팀장은 기술·공정·마케팅 등 제품 생산과 관련된 활동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자리다. 관례에 따라 직급은 대우조선해양 마지막 직급과 같은 부사장급을 유지했다.

정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기술통으로 명성을 쌓은 엔지니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해 대우조선해양에서 플랜트 영업담당 이사부장, 해양특수선설계담당 상무·전무 등 선박·플랜트 기술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고재호 전 사장 취임과 함께 2012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년여간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부문을 총괄했다. 2014년 3월에는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용 기자재를 납품하는 계열사 삼우중공업으로 옮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7월 정성립 신임 사장 취임 직후 사임해 현대중공업 입사 전까지 야인생활을 했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 부사장 영입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강점 부문인 LNGC, FLNG 등 고부가가치 선종·해양플랜트 부문 기술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 전 부사장이 기술총괄로 있던 시기 전 세계 LNGC 수주 시장을 선도한 바 있다.

또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패트로나스로부터 FLNG를 수주, 세계 최초로 진수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빅 3중 유일하게 아직 FLNG 수주에 성공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이 부문 노하우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이 정방언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리스크 매니지먼트 팀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빅3 간 부사장급 이동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 매니지먼트팀장은 일종의 PM이다. 기술 등 생산과 관련된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대우조선해양에 쌓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