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10년 만에 또 '슬슬'  야간 순시·단속 활동 강화
치어까지 싹쓸이해 어자원을 고갈시키는 '악질조업'의 대명사 소형기선저인망(일명 고대구리)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난 14일 부산일보가 동해어업권관리단이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12일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에서 확인된바 최근 대마도 서쪽과 거제도 일대에서 6~10척 정도의 고대구리가 출몰해 불법조업을 하고 있어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것.

고대구리는 촘촘한 그물로 바다 바닥을 훑어 치어까지 싹쓸이하기 때문에 특별법에 따라 2005년부터 모조리 퇴출된 바 있다.

이들은 야간에 조업을 하거나 다른 어선들이 조업을 하지 않는 구역을 찾아 '게릴라식 조업'을 하면서 단속을 피하고 있다.

▲ 동해어업관리단이 11일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소형기선저인망(고대구리) 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동해어업관리단 제공

특히 이들은 불법 어구를 배에 싣고 다니지 않고 해상에 투기해두고 입출항을 하는가 하면 단속에 걸려도 어구를 끊어버리고 도망가는 형태로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

'미니 트롤' 형태인 고대구리는 그물코가 촘촘한 그물로 바다 밑바닥을 훑는 식으로 조업을 한다. 대형트롤의 경우 금지구역이 설정돼 있어 연안 조업은 하지 않고 그물코에 대한 규정도 엄격하지만 20t 미만 소형기선저인망(고대구리)의 경우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제한 규정이 없다.

그물코를 빠져나갈 수 있는 크기, 어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획강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고대구리는 어자원 고갈, 치어 싹쓸이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04년 말 특별법을 제정, 2005년부터 2년간 826억 원을 투입해 2천469척의 어선을 매입해 정리하는 사업을 펼친 바 있다.

이후 한동안 뜸했던 불법 고대구리 조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건 연근해 바닥에 있는 새우, 돌가자미 등 고가의 어종을 어획하려는 일부 어민들의 욕심 때문. 2010년, 2012년에도 고대구리 단속이 이뤄진 바 있는데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동해어업관리단의 설명이라고 보도했다.

동해어업관리단 이성권 어업지도과장은 "연안 통발과 새우조망 등의 어업허가를 받은 4~5t 소규모의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불법 어구 제작업자를 검거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고대구리 재진입 차단을 목표로 야간 순시 활동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업관리단은 또 불법 고대구리 어선이 어구를 끊어버리고 도망갈 경우 어구를 수거해 재사용하지 못하도록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동해어업관리단은 11일 오전 부산 남형제도 남서방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고대구리 어선 1척을 현장에서 적발했다. 불법조업 행위가 적발되면 어업 허가가 취소되며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