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가 공무원의 소극행정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준 공무원을 공직 사회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한 경미한 수준의 소극행정을 해도 인사에서 큰 불이익을 받게 될 전망이다.

만약 공무원이 소극적인 자세나 갑질 등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대표적인 민원처리 불편 사례로서 첫째 법적 서류를 갖춰 신청했지만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처리가 계속 늦어지는 경우 둘째 민원을 제기했는데, 공무원이 해당 건에 대해 민원을 철회해달라며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 셋째 한 곳에서 민원을 처리하지 못해 이부서, 저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명해야했던 경우 넷째 공무원의 소극적인 자세와 이른바 갑질에 의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면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에 의해 최대 파면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인사혁신처(이하 인사처)는 6일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7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의 소극행정을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 의무 위반'으로 명시하고, 비위의 정도에 따라 징계양정 기준을 마련했다. 소극행정은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 국민에게 불편을 주거나 권익을 침해하고 국가재정에 손실을 입히는 업무행태를 말한다. 또 소극행정 관련 비위의 정도가 경미해도 경고나 주의 처분을 내리도록 했고, 고의성이 있는 경우는 파면까지 가능하도록 징계 기준을 높였다.

만약 해당 공무원이 소극행정으로 인해 경고 처분을 받으면 1년 동안 근무평정이나 교육훈련, 포상 대상자 추천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주의 처분을 받으면 향후 1년 동안 포상 대상자 추천에서 제외하는 등 인사 상의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한다.

반면 적극행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서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지역 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 공무원 A씨의 기막힌 ‘수퍼 갑질’이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바, 지난해 9월 동물용 탈취제 업체로부터 제조업 신고서류를 제출받은 그는 탈취제 업체 직원 B씨에게 세 차례나 보완을 요구하며 신청서류를 반려했다. A 공무원의 갑질로 10일 이내에 처리되어야 할 신고가 두 달이나 경과했다.

탈취제 업소는 결국 감사원에 진정했고, 공무원 A씨는 감사원 조사가 시작되자 두 달이 지난 11월에야 신고를 수리했다. A씨는 제조업 신고 처리 기간(10일)을 아예 깡그리 무시하고 ‘갑질’ 횡포를 부린 것이다. A씨는 “교육과 출장으로 바빴다”고 변명했으나 감사원은 “고작 17쪽인 서류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징계 처분을 통보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철가방 공무원은 시행되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 의거하여 퇴출대상이 되며, 그동안 그 어느 정부에서도 시행하지 못한 갑질 공무원에 대한 강경한 조치이다.

그러나 경찰행정의 경우 이와 같은 조치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여러 형태의 사건과 사고가 있으나, 피해가족들의 계속된 재수사요청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나 가족 등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채 해당 경찰서가 미흡하게 종결짓는 경우 일부 시민들은 형식적인 경찰을 신뢰하기보다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고객욕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불법심부름센터라는 '암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런 일로 시민들은 범죄피해나 실종사건이 있어도 경찰에 신고해 봤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학습된 무력감이 팽배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해당 경찰서의 개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치안서비스를 오로지 경찰만이 독점했기 때문에 오는 시스템의 오류이며, 관료제의 맹점은 행정서비스나 고객만족도와는 관계없이 철저히 신분이 보장되고 해가 갈수록 연봉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데 문제가 있다.

이와 같이 행정의 공적 부문이 담당하는 데서 오는 비효율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민간에게 업무를 위탁하는 등 경찰 관료제를 완화하거나 보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국민의 치안서비스 욕구에 신속히 대응하면서도 효율적인 경찰행정이 되기 위해서 지난 해 정부가 ‘신직업 육성 추진 계획’에 ‘사립탐정’으로 불리는 ‘민간조사원’(Private investigator)을 포함시켜 육성·지원하겠다고 밝힌바 있으며, 또 국내와 달리 상당수 국가에서 탐정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공인된 직업으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33개국이 이미 운영하고 있는 “사립탐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번 19대 국회에서도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윤재옥 의원(새누리당)이 대표 발의한 ‘민간조사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으나, 관련부처의 밥그릇 싸움으로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국민의 치안 서비스 욕구에 신속히 대응하면서도 효율적인 경찰행정이 되기 위해서는 치안서비스의 생산을 선진국처럼 사적 부문에서도 허용해 경쟁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이와 같은 경찰행정의 개혁은 경찰의 만성적인 수사인력의 부족을 해결해줄 방안인 동시에 이 사실상의 “사립탐정제도”는 전국의 경찰 관련 학과 졸업생 약 1만7000여 명을 위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은퇴한 경찰관들에게 재취업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의 ‘갑질’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영원히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길이 없기에 정부는 연일 ‘규제 혁파’를 외치지만, 한국행정연구원의 ‘행정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57.8%는 일선 공무원이 그들의 업무에서 ‘갑질’을 한다고 평가했다.

일반 행정뿐만 아니라 경찰행정에서도 철가방 공무원들의 “갑질 행정”에 대한 퇴출도 중요하지만, '탐정법안'인 “민간조사(탐정)제도의 입법” 등의 제도적인 보완도 이루어 져야 한다.<이 기사는 조선닷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