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골칫덩이 자회사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매각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어렵게 외국계의 한 선사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최종 매각에 이르지 못했다.

8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망갈리아조선소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관심을 보였던 외국계 선사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최근 인수를 철회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망갈리아조선소 매각은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이다.

망갈리아 조선소는 1997년 루마니아 망갈리아에 세워진 합작 조선사로 대우조선해양이 51% 루마니아 정부가 49%를 보유 중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지분 51%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인수하려는 곳이 나타나면 루마니아 정부가 제시된 가격에 인수할지 아니면 포기할지 먼저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이다.

▲ 루마니아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지회사 망갈리아조선소 전경

루마니아 정부에서는 조선소 매각이 국민의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매각과 가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과 루마니아 정부가 원하는 가격조건의 차이가 커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루마니아 정부에서 망갈리아조선소 손실을 다 떠안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격조건만 맞으면 자신들이 가진 49% 지분 매각도 고려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는 마음에 들 만한 조건을 제시한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원매자를 계속 찾는 가운데 망갈리아 조선소 손실 규모 축소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신규수주를 멈추고 가지고 있는 21척의 남은 수주계약만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11척은 올해 인도될 예정이며 나머지 10척은 오는 2017년 건조가 끝난다. 남은 수주물량을 소화하고 나면 인력구조조정도 고려 중이다.

망갈리아 조선소는 2004년 반짝 영업흑자를 기록한 이후 2007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08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상태다. 2004년이후 11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망갈리아조선소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누적 손순실만 4315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737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조선업 현황이 좋지 않아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