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손상된 벚나무들을 손질했습니다. 비록 힘들지만 나무들이 자라는 걸 보면 보람이 있습니다. 일운면민들과 행정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김용운 전 일운면장

김용운 전 일운면장은 2010년도에 일운면장 재임 중 일운면 구조라리 수정봉과 지세포 주변 임도, 그리고 소동리 반송재에서 와현 마을 임도 구간까지 약 6.3키로의 거리에 식재했던 왕벚나무 10,000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희망근로 프로젝트사업 테마’로 문화재 주변과 옛길 복원사업으로 벚꽃 터널을 만들어 지역주민과 거제를 찾는 관광객에게 낭만과 추억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로 심은 나무가 5년여 세월이 지나면서 제법 맵시를 내고 있지만 관리의 손길은 그다지 세심하지 못해 혼자서 만이라도 이 꽃길을 반드시 조성시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이 왕벚나무는 심을 때도 몇몇 사람들이 뜻을 몰라주며 반대와 비난이 따른바 있었던 터라 과연 이 나무들을 꼭 심어야 되나 하는 문제로 고심도 많았지만 뜻을 굳히지는 않았다. 자연은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굳은 신념의 표시였다.

김 전 면장은 다음 임지로 장승포동장, 옥포1동장을 거쳐 2013년 정년퇴직을 맞았고 이후에는 일운면에는 여러 후배면장들이 차례로 바뀌었다. 후임자들은 더 중요하고 긴급한 다른 일을 처리 하느라 나무 관리에 대한 걱정은 하면서도 정작 이 나무들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

"이 길의 나무는 내가 심었으니 끝까지 내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들이 자기 공적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오해에 부딫힐까바 매우 조심스러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숲과 나무는 변함이 없고 왜곡하지 않는다. 콩심은데 콩나듯 잘 가꾸어 관리하는 도리 밖에 달리 다른 묘수가 없는 것이 나무심는 사람들의 심성임을 강조했다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의 왕벚나무길에서 김용운 전 면장

김 전 면장은 틈틈이 반송재에서 와현 마을까지 산책을 하며 나무의 상태를 관찰했다. 심은 후 관리 소홀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그로 인해 수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을 보며 애를 태웠다. 말라 죽은 자리에 2014년도에는 자신의 농장에서 가꾼 왕벚나무 100주를 기증형식으로 보식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에는 나무에 감긴 칡넝쿨을 걷어내 주고 잡목 제거와 지주 세우기 등을 혼자서 15일 간 집중적으로 폇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래서도 아니고 무슨 댓가를 기대하는 바는 더 더욱 아니었지만 그는 자식을 돌보듯 애써 이 나무들을 돌보고 있다. 그의 머릿속엔 훗날 멋진 벚꽃길이 되어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그려보면서...

그러나 환경 조건상 죽어가는 나무가 드문드문 발생했다. 보식을 위한 구덩이를 파야 하는데 사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2016년 2월 시청 녹지과에 조심스레 협조를 요청 굴삭기 작업을 4일간 지원 받을 수 있어 퍽 다행이기도 했다.

일손까지는 행정의 도움을 청하기가 여러모로 무리를 느껴 동창생 20여 명과 지인들에게 부탁해 100여 주를 더 심은 후 사비를 들여 점심식사를 접대하는 등 모든 경비를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열의도 보였다.

이 나무와 꽃나무가 심겨진 꽃길을 꼭 성공시켜 보는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운면 지세포와 고현동 산거리간의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

고향 지세포는 물론이고 그는 이 뿐만 아니라 옥포1동장 재임 시에는 국사봉 등산로 3.5키로 구간에 꽃무릇 25,000본과 왕벚나무 800여 주를 식재했고, 망치고개 황제의 길에도 꽃무릇 60,000여 본을 심었다.

또 장승포동장 재임시에는 장승포 해안도로에 수선화와 구절초, 왕벚나무를 식재하기도 했다. 그로 인하여 주민들로부터 ‘꽃 동장’ ‘나무 면장’으로도 불리며 주민들의 소통이 되기도했지만 그는 이런 호칭이 결코 싫지 않았다. 아무런 댓가없이 자연을 사랑하고 싶다는 그의 소박한 꿈이 꽃과 나무로 승화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반송재 고갯길에서 기자와 만난 전 김 면장은 "심는 것만큼이나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자식 대하듯 해 주면 좋겠다" 며 희망을 말했다.. 김 전 면장은 향후 벚꽃이 만발한 명품 길이 될 때까지 힘닿는 때까지 가꾸고 관리하리라는 강한 의지로 날마다 이 길을 오가다시피 하면서 나무가 탈 없이 잘 자라는지 온갖 관심을 쏟는다고 한다.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

왕벚나무 식재 당시의 모습 이런 임도가 꽃길로 거듭나고 있다.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의 왕벚나무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의 왕벚나무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의 왕벚나무길을 김용운 전 면장이 걷고 있다

반송재 고개 임도 꽃길의 왕벚나무길을 김용운 전 면장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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