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자회사인 망갈리라조선소 물량을 거제 옥포 조선소로 이관해 건조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뉴스가 이를 전했다. 올들어 수주 실적이 전무한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2일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로부터 15만t급 수에즈막스 탱커 2척을 옥포조선소로 이관해 건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주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동급 선박은 1척당 6500만달러 수준이다. 대우조선 측은 이관 과정에서 선주와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 새 수주 물량으로 기록됐지만 신규 수주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망갈리아조선소

해당 선박은 망갈리아조선소가 2014년 12월 그리스 마란가스로부터 수주한 물량이다. 길이 274m, 폭 48m 크기로 아직 망갈리아조선소에서는 건조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해당 선박을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되면서 2척 모두 2017년 9월까지 인도하는 조건으로 신규 계약을 맺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망갈리아 조선소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서 물량을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입장에서는 망갈리아조선소 물량을 빨리 소진해 매각 일정을 당길 수 있어 손해볼 것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망갈리아조선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근 외국계 선사와의 매각 협상 들어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망갈리아조선소 매각은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망갈리아조선소 매각이 자국민 일자리와 관련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과 가격조건 차이가 커 매각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번 물량 이전은 선주에게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게 대우조선해양 측의 설명이다. 선주입장에서 기술력이 더 높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에서 만든 선박의 신뢰도가 더 높고 중고선가도 타 지역에서 생산된 선박보다 통상 10% 이상 높기 때문에 선주 측도 옥포조선소로의 이관을 원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16개월째 단일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세계1위를 지키고 있지만 계속된 수주난으로 인해 일감이 지난해 6월말 수주잔량 139척, 883만CGT를 정점을 찍고 지난달 말 119척, 785만6000CGT까지 떨어졌다. 현재 회사측은 2년 미만의 수주잔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