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희철 차장

산업발전이 계속되면서 상수원 오염이 심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돗물에 대한 수질 기대치는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정수처리기술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오염물질을 처리하기 위하여 좀더 고도화된 정수처리기술들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유럽과 미국 등 수처리 선진국을 중심으로 오존, 입상활성탄, 막여과 등의 기술이 도입되고 이미 실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4년부터 부산시 및 대구시 정수장에 오존+입상활성탄 고도정수처리공정이 최초로 국내에 도입되었는데, 이는 취수원인 낙동강 수계에서 페놀 누출사고 및 1,4-다이옥산 검출 등 크고 작은 수질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수돗물 수질에 대한 부산, 대구시민들의 불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및 수도권 상수원인 한강수계는 팔당댐 및 댐 하류에서 조류개체수 증가로 인한 맛·냄새 물질이 매 하절기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맛·냄새 물질의 발생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는 지오스민(Geosmin), 2-MIB 가 있는데, 지오스민, 2-MIB는 녹조발생시 남조류 등에 의해서 생성되며 흙냄새를 내는 무색의 천연물질이다. 이러한 맛·냄새 물질은 기존의 표준처리공정으로는 제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분말활성탄을 투입해 제거한다고 해도 고농도로 유입될 시에는 처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강수계를 원수로 사용하는 K-water와 서울시 등 지자체들은 고도처리공정을 도입·운영하고 있는 추세이다.

거제시 연초면에 위치한 연초정수장은 수도권 한강수계와 같이 상수원 연초댐에서 발생하는 녹조로 인한 수돗물 맛냄새 문제 해결 및 시설 노후화로 당초 표준처리공정에서 고도정수처리 정수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하였다. 1979년 12월 표준식 정수처리공정으로 건설된 연초정수장은 하루 공급량이 1만 6천톤이며 주요 급수구역은 거제시 옥포동 지역이다.

연초정수장 취수원인 연초댐은 수심이 낮은 접시형 호소이고 또한 당시 댐상류 마을의 하수처리율이 40%로 환경기초처리시설이 부족하였고 전답에 의한 오염물질 유입대책이 전무하여 하절기 녹조 발생에 매우 취약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 9월부터 연초정수장 가동을 중지하고 연초댐 상류에 환경개선사업을 시행했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당시 상류에 인공습지 조성을 통한 연초댐 오염물질(총인, 총질소) 유입저감을 통한 연초댐 수질개선이었다.

2007년 연초댐 환경개선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정수장을 재가동 해야 하나, 강화된 수돗물 수질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재가동에 앞서 노후화된 정수시설의 전면적인 시설개량이 필요했다.

따라서 2007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적합한 정수처리공정을 선정한 결과 기존 상수원 조류발생으로 인한 수돗물 맛냄새 민원해결 및 기타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전오존과 입상활성탄 공정으로 결정됐으며, 기존 정수장의 협소한 부지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응집, 침전 여과공정을 대신해 오존+세라믹 막(MF)+입상활성탄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도입하게 됐다.
 
특히 막 공정과 오존, 입상활성탄공정의 조합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혁신적인 발상에서 탄생한 작품이라 생각되며 가정용 정수기의 확대판이라 할 수 있겠다.

2013년 연초정수장 고도정수처리 개량사업 준공이후 현재까지 연초정수장 공급지역에서는 단 한건의 녹조관련 맛냄새 민원이 없었으며, 향후에도 맛냄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 

연초정수장에 적용된 정수처리 기술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미네랄 성분은 유지되고 맛냄새 물질이나 유해물질만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가정용 역삼투입방식의 정수기에서는 유익한 미네랄 성분도 유해물질과 함께 걸러지게 된다.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으로 수돗물 가지고 있는 안정성과 유익한 성분들이 가려져 있어 애석할 뿐이며, 이제부터라도 가정용 정수기를 맹신하기 보다는 건강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마음껏 드시기를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