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실직 내몰린 3만 2,000여 명의 조선업 노동자(비정규직 포함) 초긴장
창원, 김해 등 도내 1천 200여개 기자재 관련 공장 직격탄
대책없는 일방적 구조조정 앞서 실질적 보호 제도와 장치 마련 필요

▲ 문경춘 편집국장

조선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빅3로 통했던 대형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는 거제와 울산지역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어 조선산업 메카로 불리는 거제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지역에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감원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회사를 떠나 조선산업과 관련된 금융기관 등에 채권 확보 문제가 발생하는 등 국가경제 위기와 맞물려 있는 관계로 정부가 직접 나섰기 때문에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조선업 종사자들이 밀집해 있는 거제와 울산지역 노동자들 사이에는 실제 대규모 실직사태가 일어 날 것이란 공포에 휩싸인 상태다.

왠만하면 지역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내용이 담긴 글을 쓰지 않는게 좋겠지만 지금 부터라도 이같은 위기 상황을 정확히 간파하고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란 판단이 선다.

아울러, 어차피 한번은 거쳐야 할 구조조정이라면 조선산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야무지고 똑 부러지게 마무리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구조조정을 무조건 겁만 낼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거제사회도 덩달아 구석구석 구조조정이 팔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산업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은 천정부지로 솟아있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 시킬수 있어 보이며,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 있는 각종 음식점과 주점 등 막연하게 과잉 수요를 예측한채 복잡하게 얽혀있는 거제지역에 만연 돼 있는 상당부분의 거품을 걷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구조조정 따른 대규모 실직과 협력사 줄도산 우려
국내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으면서 조선 빅3로 통하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수주 격감에 따른 일감의 절대적 부족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이같은 조선산업 불황에 따라 심지어는 빅3 합병설 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 할 경우 감당 못 할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정부가 직접 나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에따라 조선산업 전반에 대한 대규모 실직사태는 물론 도미노현상에 따른 협력사들 까지 줄도산이 우려된다.

특히 조선업체 특성상 다단계(원청-하청-재하청) 하도급 구조가 형성 돼 있는데 한곳이 무너지면 순차적으로 다른 곳도 무너지게 돼 있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3,000명이 넘는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은 삼성중공업도 비슷하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은 대량 실직사태와 함께 김해, 창원 등 도내 1천 200여개의 조선기자재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문제다.

경남도내에는 전국 조선기자재 업체의 42%인 1,270여개 업체가 김해, 창원, 사천, 고성 등지에서 영업 중에 있다. 조선업종 종사자는 16만1천여 명으로 전국 조선업종 종사자의 45%가 근무하고 있다. 한마디로 거제와 경남도가 국내 조선산업 최고 메카라는 뜻이다.

여기에다 경남도내 전체 생산량 10%를 차지 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분야가 조선산업이다. 이런 산업분야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축과 관련업종에 미치는 타격은 거제와 통영, 고성, 김해, 창원, 사천, 진해 등 경남 전역에 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기에 걱정이 앞선다.

자칫하다가는 경남 경제 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것이 문제다.

일방적인 구조조정 문제 있고, 협력사 피해 최소화해야...
조선산업이 아무리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나 회사에 의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더 큰 문제를 불러 올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함은 현재 조선업종 종사자들과 가족들 까지 이해하고 있지만 감축 대상이 되는 근로자들이나 관리자들을 벼랑으로 내몰아서는 안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IMF구제금융을 받아 위기에 처해 있을 당시 나라를 구한 애국자요 일선에서 가장 고생했던 사람들로 마땅히 보상 받을 자격이 있다.

관리직을 포함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손쉬운 해고나 정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일이 있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팔짱만 끼고 있는 무대책 상태에서 갑자기, 그리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듯 해 보이는 지금의 구조조정 방안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대적이고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시작 하더라도 종사자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불평과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위험에 빠져있는 조선산업 정상화와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해 최고의 효과를 내기위해 결단은 빠르게, 판단은 더 신중하게 내려 주길 희망한다.

현재 조선업은 제조업 가운데 사내하청 협력사 노동자(비정규직) 비율이 매우 높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2015년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간한 조선해양자료집에 따르면 빅3와 중.대형 조선소 등 국내 9개 조선.해양업체 인력은 2014년 기준 20만 4,635명이었다.

이 가운데 사내 하청업체 협력사 기능직은 13만 4,843명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로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사내 협력사 근로자들의 경우 노조도 없을뿐더러, 이렇다 할 대책안도 없어 구조조정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밖에없다.

이렇게 될 경우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재기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도 하청업체에서는 일감이 끝나고 나면 고용관계를 끊고 별도의 물량팀을 운영하는데 문제가 많다.

물량팀장 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임금체불이나 폐업을 하더라도 마땅히 보호받을 장치가 없기 때문인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이들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조선업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거제에서만 이미 지난해부터 올 3월 까지 양대조선소 협력사 45곳이 폐업했고, 울산에서는 20여개의 협력사가 문을 닫았다. 이 상태라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살아남을 협력사가 거의 없어 보인다.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 협력사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태가 게속되면 협력업체들의 조업단축과 휴업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폐업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제시가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지역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재정 조기집행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 처럼 정부는 더 구체적인 대안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팔짱 끼고 있다 뒤늦게 위기상황 감지한 정부도 책임져야...
조선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발로 시작된 세계금융위기가 닥쳐왔던 지난 2007~2008년부터 서서히 조선.해양산업에 대한 위기감의 전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조선.해양산업이 일정한 시기가 되면 몰락하게 될 것이란 것 쯤은 경제를 아는 왠만한 사람이면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다. 후진국형 산업인 조선산업이 끝없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장이나 임원자리을 노리는 위선자들에게나 해당되는 거짓 홍보에 지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적당한 시기가 올 때 까지 부가가치 높은 해양플랜트 업종에 절대적인 기대를 걸면서 서서히 변혁해 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석유값 폭락으로 인한 세계경제 위축은 이같은 생각을 너무 빨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우리 조선업계를 내몰고 말았다.
 

수주는 한계가 있는데 국내 조선소 끼리 서로 과도한 경쟁을 벌이며 제 살을 깍아 먹은 결과가 오늘날의 부실을 키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조선소 자체와 정부측의 책임으로 봐야한다.  실적만을 위해 국내 조선사 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며 저가수주에 목을 맨채 덩치 키우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결국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된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이같은 결과는 급기야 정부가 개입하는 구조조정 대상이 돼 앞날을 보장 할 수 없는 위기속에서 허우적 거리게 된 것이다.

우선은 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회사의 책임이 가장 커겠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전망하고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의 정부 책임도 클 수 밖에 없다.

위기에 처할 때 마다 매번 국민혈세를 투입해 근근히 생명을 유지시켜 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더더욱 정부책임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회사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사장 임명을 놓고 정부가 빠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끄는 바람에 더욱 더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남상태, 고재호 사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엄청난 빚을 졌다. 그러나 이들은 사장 연임을 위해 소액주주들은 물론, 국민들의 눈까지 속여가며 엄청난 채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수방관만 하더니 권력층에 붙어 사장을 꿰차겠다고 하는 사람을 자기편 만들기에 혈안이 된 채 지켜 보고만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늘날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한 책임은 회사에도 있지만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구조조정을 한답시고 마구 칼을 휘두르면 그 동안 앞만보고 열심히 일했던 근로자들이 가만 있을리 만무하다.

이제와서 조선 빅3에 대해 민수와 군수 부분으로 따로 나눠 재편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것 역시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흩어져 있는 방위산업 부문을 통폐합해 해양판 '항공우주산업'을 따로 설립한다는 구상인것 같은데 이는 상당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방산부문을 매각 할 경우 추가 유동성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될수도 있다.  즉, 구조조정이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상당부분 기여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처해있는 현 상태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방산부문을 따로 분리해 재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상태에서 방산부문 마저 떨어져 나간다면 그야말로 알짜배기 없는 빈죽데기만 남는 꼴이 될 공산이 커 경쟁력을 더 잃을 수도 있다. 

정부가 신뢰받을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고 실천에 옮겨가야만 후유증이 없을 것이다. 팔짱만 끼고 수수방관하다 문제기 생기니 개입해 권한만 발휘하겠다고 하면 더 어려운 난국으로 빠져 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이로인해 거제와 경남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지도 모른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1만3,500명이던 직영 인력을 올해 안으로 1만2,700명으로 줄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무래도 추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의 인력을 오는 2019년 까지 1만700명 수준으로 감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사실이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금과 재교육비용 등이 엄청날 것이다.

구조조정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바로 정리된 인력에 대한 퇴직금과 재교육비 등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회사를 살릴 수 있고, 덩달아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에 보탬이 된다면 과감하고도 신속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