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통해 기존에 알고 있었던 柳寬順(유관순) 열사에 대한 내용 보다 훨씬 더 깊고 많은 내면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관순 열사의 애국애족(愛國愛族) 정신을 되살리고 열사의 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여성(여학생 포함)이나 여성단체에 주는 국내 최고의 여성상을 수상한 거제고(교장 윤정업) 2년 김채현(16)양.

▲ 경남 최초로 '유관순 횃불상(賞)'을 수상한 거제고 김채현 양

김 양은 '유관순 횃불상' 시상자 선정에 앞서 충남 아산에서 가졌던 2박3일 일정의 워커숍을 통해 그동안 유관순 열사에 대해 알고 있었던 내용 보다 훨씬 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김 양은 인텨뷰에 앞서 "유관순 열사는 정말 인간적이고 마음이 따뜻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됐다"며 존경을 표했다.

유관순상(賞)과 김 양이 수상한 유관순횃불상(賞)은 충청남도와 동아일보, 이화여고가 지난 2001년 7월 공동 제정한 국내 최고의 여성상으로 올해 15회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 상이 갖고 있는 권위나 높은 가치만큼 그동안 거제는 물론 경남도내에서도 단 한명의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15회째를 맞은 올 해 드디어 경남에서 유관순 열사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받은 이 시대 청소년의 아름다운 표상이 될 자랑스런 수상자가 배출된 것이다.

남다른 학교생활로 학생들은 물론 모든 이에게 본보기가 됐을 뿐 아니라 이웃사랑과 남다른 봉사로 자랑스런 유관순횃불상을 수상한 김 양은 도내 최고 명문고로 통하는 거제고에 재학 중이다.

지난달 28일 유 열사의 모교인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거행된 시상식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이명현 대전지방보훈청장, 이혜훈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 등 내빈과 유관순 열사 가족, 이화여고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이 유관순상을 수상했으며, 김채현양을 포함한 전국 고교 11명이 유관순횃불상 수상자로 선정 돼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유관순 열사의 애국애족 정신을 이어받아 학교와 사회에서 건전한 학생문화를 창조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김 양은 거제를 뛰어넘어 경남을 빛내고 장차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희망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면서 나눔의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학교에서 의학동아리와 생명과학동아리를 이끌어 갈 정도로 리드쉽도 강한 김 양은 유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미래의 대한민국 주인공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김채현양을 담임교사와 함께 거제고등학교 교장실에서 만나 유관순횃불상 수상과 관련한 얘기부터 장래 꿈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았다.(인텨뷰 내용 가운데 김채현양이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은 배병옥 담임교사로 부터 일부 답변을 들었다)

문) 거제는 물론, 경남에서 유관순횃불상 수상자가 처음 배출된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유관순횃불상은 어떤 과정을 거쳐 수상하게 되는가요?
이 상은 전국 고교 1학년 여학생을 대상으로 선발. 시상하는 것인데 저는 1학년 때 수상자로 선정 돼 2학년이 된 후 시상을 한 것입니다. 수상후보자 추천은 각 시.도 교육감이 하는데 1개교에 1명씩으로 하되 시.도별 5명 내외 추천만 가능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각 시도별 한명만 선정 될 수 있는 귀중한 상입니다.

추천 접수는 올해의 경우 11월 1일부터 12월 23일 까지로 돼 있으며, 수상자 발표는 2017년 2월에 하고 시상은 그 다음달인 3월에 하는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저는 1학년 때인 2015년도에 추천 돼 지난 2월 2박3일 간의 워크숍을 거쳐 최종 수상자로 선정 됐습니다.

수상자 자격 기준에는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국.내외에 선양 구현하고 인명구조나 재산보호 등 인간존엄을 실천하는 학생, 학교나 사회에서 건전한 학생문화를 창조 구현하는 학생이 해당 됩니다. 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의롭게 생활하며,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 이어야 수상 자격이 주어지는 꽤 까다로운 과정이 있습니다.

문) 김채현 학생은 어떤 부분에서 높은 평점을 받아 수상자로 선정 됐다고 생각 하는지요?

▲ 김채현 양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상을 받은 학생들은 모두 모범적인 학교생과 건전한 학생문화 활동 등으로 공적심사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20~22일 2박3일 동안 유관순상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워크숍 활동 평가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던 학생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워크숍에는 추천된 학생 가운데 16명이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11명만이 수상자로 선정 됐습니다. 워크숍에서는 추천된 학생이 과연 이 상을 받을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를 세심하게 평가하는 것 같았습니다. 유관순횃불상 수상자들에 대한 평점은 워크숍이 70%를 차지 할 정도로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워크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수상후보자들의 논문발표 였는데 70% 가운데 40%를 차지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었지요. 워크숍 3일째 되던날 ‘과제 탐구 및 연구’에 대한 40분 동안의 주제 발표 시간이 주어지는데 A4용지 5장 내외의 논문을 작성한 후 발표하는 것입니다.

주제를 제시해 준 후 바로 논문을 작성하고 곧 바로 발표를 해야 하는 것이었지요.

당시 주제는 '통일을 위한 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통일에 대한 방안 모색'이었습니다. 저는 논문을 통해 서민과 일반인들이 함께 실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글을 썼고 발표를 했습니다. 통일은 국가차원에서 보다 자치단체인 시.도가 먼저 앞장서야 하고, 또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내용을 담아 발표했습니다.

저 자랑같지만 발표후 심사위원들로부터 "톡톡튀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라는 칭찬을 받았던게 새삼 기억납니다. 아무래도 논문발표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학교에서는 왜 김채현 학생을 추천하게 됐나요?(배병옥 담임교사)
우선 자연반 내에서 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리드쉽 강한 모범학생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채현이가 이끌고 있는 동아리만 해도 2개나 될 정도로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합니다.

1,2학년 학생 24명이 활동하고 있는 의학동아리인 'The polucle' 이라는 학교내 정규동아리와 생명과학과 연관있는 'Bio sphere'라는 자율동아리 부장을 맡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학동아리인 'The polucle'은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의 모임입니다.

'Bio sphere'라는 동아리에는 김채현 학생을 비롯한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2학년 학생 12명이 활동중입니다. 동아리 2개 모두를 직접 만들었고, 또 자신이 중심이 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리드쉽을 가진 학생이 채현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여기에다 불치의 병에 걸려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과 사람들을 돕기위해 의학분야와 생명과학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남다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담임이 돼 알게된 사실이지만, 훗 날 훌륭한 봉사자의 마음을 간직한 뛰어난 의사나 소아분야 질병을 연구하는 역학조사관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채현이가 뭔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색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지요. 아이디어도 뛰어나고, 생각하는 사고(思考) 또한 깊으며 장래의 꿈이 명확한 학생이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학년 때부터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벌여온 사실이 있는 학생으로 한 때 동아일보 청소년신문에 보도 됐던 사실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모범적이고 학교나 사회 귀감이 되는 학생이니 당연히 추천대상 1순위 였다고나 할까요...?

문) 이번에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받은 상금 150만원을 좋은 곳에 사용하기 위해 기부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유관순 열사의 정신이 담긴 고귀한 상을 받은것만 해도 너무 감사한 일인데, 부상으로 받은 상금도 유 열사의 정신과 삶을 생각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야 되지않겠느냐고 부모님이 먼저 제안하셨습니다.

이 상금 외에도 저 개인 통장에는 100만원이 더 보관 돼 있습니다. 이 돈은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자원봉사 프로그램 경진대회에서 입상해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받은 것입니다.

모두 250만원이 제 통장에 들어 있는데 5월달 안에 모두 기부 할 계획을 가족들과 함께 세워 놓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아암이나 정신적 장애를 앓고있는 환자들을 위해 적지만 이 귀중한 상금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문) 장래 희망은 ?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소아분야 질병을 연구하는 질병 역학조사관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의사나 과학분야는 여건이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불치의 병에 걸려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을 구할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같은 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며, 관계되는 책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책 가운데는 중 1때 읽은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뻔 했디'라는 문국진 고려대 의학박사의 저서가 너무도 감명 깊었습니다. 이 책에는 "시체가 못했던 얘기를 대신해 주는 사람이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법의학자가 바로 이 열쇠를 푸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문) 끝으로 유관순 열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유 열사에 대해서는 어릴 때 책을 통하고 선생님 말씀을 많이 들어 상당부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저가 알고 있었던 내용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유관순횃불상 후보자들 끼리 2박3일 동안 가졌던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된 것이지요.

유 열사에 대한 얘기는 독립만세 사건으로 투옥된 이후가 훨씬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감옥이 좁아 같이 갇혀있던 어느 여인이 아기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는데 햇빛도 제대로 들지않는 실내인데가다가 통풍마저 잘 되지않아 기저귀를 말리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유 열사는 자신의 체온으로 기저귀를 말려 아이에게 줬다는 감동적인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도 온갖 모진 고문을 당해 온 몸이 만신창이가 돼 있는 상태에서 남을 먼저 배려하는 정신은 놀랄 만큼이나 남달랐던 분이었다고 합니다. 저가 생각하는 유관순 열사는 한마디로 배려와 화해, 인간존엄을 간직한채 평화구현에 앞장선 정의로운 여성독립운동가라고 생각합니다.

▲ 경남 최초로 '유관순 횃불상(賞)' 수상한 거제고 김채현 양

한해 먼저 입학했다는 채현양에 대해 윤정업 교장도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만약 채현이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면접장에 나가면 아마 입학사정관도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남다른 생각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뛰어난 리드쉽은 분명 유관순 열사의 애국애족의 정신처럼 대한민국 장래에 희망을 던져 줄 수 있을것만 같았다. 불치의 병에 걸려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을 불쌍히 여겨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백신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만도 자랑스럽게 보였다.

김채현양은 자기 자신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는데도 죽어가면서 까지 남을 위한 배려와 인간존엄을 실천한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진정한 유관순횃불상 수상자임에 틀림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