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경제제재 해제 이후 상선 및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과 SPP조선 등 국내 중견 조선소가 가시적 수주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과거 진행 중이었던 사업이 경제제재로 중단됐다가 해제된 이후 재논의 되는 단계지만, ‘수주 절벽’에 맞닥뜨린 국내 조선업계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이란 국영선사인 IRISL(Islamic Republic Iranian Shipping Lines)과 정유운반선 10척 및 벌크운반선 6척 등 12억달러 규모의 상선 수주를 재추진 중이다.

▲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이란 국영선사인 IRISL과 정유운반선 10척 및 벌크운반선 6척 등 12억달러 규모의 상선 수주를 재추진 중이다. 사진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10척과 벌크선 7척 등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란 제재가 시작되면서 해당 계약이 동결된 바 있다.

나머지 벌크선 1척은 현대중공업이 건조를 완료한 뒤 2011년 유럽 선사에 매각해 이란 국영선사와의 수주 계약 목록에는 PC선 10척과 벌크선 6척이 남게 됐다.

아울러 최근 주인이 삼라마이더스(SM)그룹으로 바뀐 SPP조선도 IRISL과 MR탱커 10척 수주 관련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PP조선과 IRISL은 선박 가격 등 대부분의 사안에서 합의를 본 상태며 세부내용 조율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PP조선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SM그룹과 채권은행 간 인수작업이 매듭지어져야 본격 수주계약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형조선 3사는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난 이란 발 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이란에서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이 진행 중인 해양플랜트는 잭업리그(Jack-up Rig) 5기로 알려졌지만, 대우조선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잭업리그는 철제 기둥을 바다 아래에 고정시킨 뒤 해수면에 띄워 원유 및 가스를 시추하는 설비로, 수주에 성공할 경우 계약 규모는 최소 1조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협의는 진행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현재는 선주와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터키 선주가 발주한 유조선 2척과 아시아 선주가 발주한 LPG선 1척 등 모두 3건(3억달러)의 수주 신고를 했지만 이란에서의 수주소식은 계열사 일감 외에 아직 없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들어 수주 실적 자체가 없지만, IRISL로부터 컨테이너선 수주를 위해 최근 중국 금융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루는 등 이란 선박 시장에서의 물밑접촉은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브릿지경제>